오소희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마워’로 끝나는 편지 작년 10월, 조선일보 [일사일언]에 작가 오소희의 ‘고마워’로 쓴 편지를 읽었다. 작가는 남편의 마흔아홉 번째 생일을 맞아 모든 문장이 ‘고마워’로 끝나는 편지를 썼다. 편지엔 그들 부부가 켜켜이 쌓아올린 함께한 시간과 동지애에 대한 고마움이 읽혔다. “아이가 태어난 날 서른두 살의 당신은 얼마나 벅차고 두려웠을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벅참이 일상의 자잘한 사금파리로 흩어지는 과정을 두려움이 매번 산처럼 커졌다 눈처럼 녹아 사라지는 과정을 함께해줘서 고마워” 편지를 읽으며 바로 떠오른 사람이 있어서 얼른 공유했다. 역시나 반응은 나보다 훨씬 뜨거웠다. 곧 남편의 생일이라며 좋은 팁을 주어 고맙다고 했다. 남편에게 편지를 전한 후, 가마솥에 끓이는 도가니탕처럼 은근한 배려를 깊게 느끼고 찰진 집밥을 먹은 .. 더보기 구멍 난 바지와 그을린 얼굴 열살 아들 바지 무릎이 죄다 구멍이다. 땅바닥에 굴러도 너무 구른 모양이다. 세일해서 오 천원 주고 산 바지가 구멍이 나서 세탁소에서 삼 천원을 주고 무릎을 기웠는데 다시 구멍이 났다. 천이 좋아서 왠만하면 닳기도 어려운 요즘에 녀석은 벌써 몇 벌 째인지 모르겠다. 다른 집 아이들은 대부분 옷이 작아져서 못 입는다는 데 우리 집은 작아지기도 전에 무릎에 구멍이다. 며칠 전엔 절뚝거리면서 들어오길래 깜짝 놀래서 보니 바지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입은 내복까지 기억 자로 찢어졌고 무릎엔 상처가 났다. 아이는 다친 것보다 바지가 찢어져서 엄마에게 혼날 일을 걱정하는 듯 보였다. 다친 데는 없는지 살펴보면서 어쩌다 이리 되었냐고 물으니, 화단에 떨어진 공을 줍다가 나무 등걸에 걸려 찢어졌단다. 아이쿠!. 결국 바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