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깍지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가 벗은 콩깍지 아이가 쓰고 초여름의 문턱에서 완두콩을 한 자루 사다가 온 가족이 둘러앉아 콩을 깐다. 초록물이 배어 나올 듯하다. 콩꺼풀에서 나는 풀 내음도 좋다. 콩깍지를 열면 속에 빼곡하게 줄서 나란히 앉은 모습이 우리 집 남매만큼 실하다. 누가 깐 콩에 제일 많은 콩알이 들어 있나? 8개가 최고였다가 금방 9개를 발견했다며 남매는 서로 흥분한다. "얘들아, 이게 바로 콩깍지란다. 이렇게 온 가족이 콩을 까니 참 좋지? 놀이가 뭐 별거 있니? 언젠가 이렇게 엄마, 아빠랑 둘러 앉아 콩을 깐 시간들이 행복한 추억이 될 거야." 감수성 풍부한 아빠가 진지하게 말하면 나는 바로 분위기를 깬다. “얘들아 사실은 엄마가 눈에 콩깍지가 씌워서 아빠랑 결혼을 한 거란다. 그 콩깍지도 바로 이거야. 콩깍지가 눈을 가려 판단력이 흐렸던거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