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B2 문턱에 닿는 게 2020년 단 하나의 목표였다. 2021년 목표는 B1 시험에 통과하는 거였고. 이 둘을 모두 달성했다. B2는 지금 그 중간을 통과하는 중이다. 하기 싫어도 시스템 안에 머물렀던 게 가장 잘했다. B1 시험을 통과한 것만으로 충분하니 멈추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는데 온라인 수업이라 오가는 시간도 단축하고 어찌어찌 지속됐다. 수업료가 무료라는 것도 역으로 생각하면 돈을 버는 일이고. 일주일에 12시간, 하루에 3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게 몸이 비비 꼬였지만 잘 버텼다. 버티면 고통스러운 순간이 괜찮아지는 때도 온다. 가끔은 이렇게 지겨운 걸 계속 이어가는 게 무슨 소용인가? 회의가 자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힘으로 자발적으로는 독일어 공부를 어지간해선 하기 어렵다는 걸 생각할 때 억지로라도 독일어 샤워링을 한 건 잘한 일 같다. 일방통행이 아니라 어쨌든 알아듣기 위해 안간힘을 쓴 시간은 의미 있고 귀가 조금씩 트인다. 어느 순간 독일어가 편안하게 들리는 지경도 오다니!
가장 괴로웠던 건 내가 하고 싶은 말과 뱉는 말 사이의 간격이었는데 어느 순간 받아들였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니 편해졌다. 하고 싶은 말을 정교하지 않더라도 한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어느 날은 말이 아주 부드럽게 잘 되는 때도 있고. 선생과의 교감이 큰 도움이다. 내 말을 잘 알아듣는 Jaad 덕분에, 자신감이 자주 높아졌다. 잘한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선생은 정말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사람 같다. 잘 못해도 감응하며 맞장구를 잘 쳐준다면 학생 입장에서 자신감을 갖는다. 더디더라도 기다려주고 잘한다고 응원해주는 부분이 자주 용기를 줬다. 게다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너의 가능성과 다시 한번의 기회를 갖는 건 어떠냐는 제안은 탁월했다. 덕분에 나아지는 걸 체감하긴 어렵지만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 3월이면 흘러 흘러 B2 시험도 보게 될 거라는 건 큰 수확이다. 불평불만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해치워버리는 게 때로는 득이 된다는 걸 깨닫는다.
독일어 숙제를 하기 싫어서 하기 싫은 집안일을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될 빵을 만든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엔 허기져서 더 많이 먹고. 온전히 3시간만 집중하고 그 외의 시간엔 독일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은 홀가분했다. 물론 B1 시험을 위해서는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상반기에 3개월간 자발적으로 문법책을 공부하는 기특함도 발휘했다. 덕분에 단번에 시험에 붙었는지도. B2에 대한 동기부여는 전혀 없었는데 독일어를 하지 않는다고 글을 더 쓰게 되는 건 아니었다.
연초에 세운 계획대로 글쓰기, 독일어, 투자, 이 세 개의 키워드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게 각 영역을 위해서도 바람직했다. 좋아하는 일과 싫지만 해야 하는 일 그리고 필요한 일을 골고루 균형 있게 했더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계획한 것들을 이뤄서 기쁘다. 목표는 단순하고 심플할수록 달성할 확률이 높다는 걸 다시 확인한다. 중간에 잊거나 놓은 적도 있지만 공유하고 적은 목표는 어떻게든 이루게 된다는 것도. 목표 달성에 성공하려면 1) 간단하고 2) 특별하고 3) 목표가 많지 않고 4) 적었을 때다. 이 네 가지를 했더니 진짜 이뤄졌다. 2022년에도 특별하면서 간단하고 꼭 이루고 싶은 것을 적는다면 이루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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