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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life in Schüttorf

고등어 사러 네덜란드에 갑니다

작년 10월 이후, 올해 네덜란드 Entschede 수산 시장은 처음이다. 그사이 봉쇄됐다가 풀렸다를 반복했고 이젠 네덜란드는 마스크를 정말 벗었다. 우리 집에서 기차 타고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이다. 싱싱한 생선이 먹고 싶어서 토요일 오전에 오누이를 데리고 다녀왔다. 부활절 방학이기도 해서. 피시 마켓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많았다. 날씨는 비가 퍼붓다가 개다가 우박이 내렸다. 일기 예보상 날씨가 별로라는 걸 확인하고도 그냥 가기로 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생물 고등어나 사다가 조림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고등어 가격을 물어보니 3kg에 10유로란다. 그렇게 많이는 필요 없어서 2kg는 얼마냐니까 9유로랬던가. 어쨌든 3kg를 사는 게 훨씬 저렴한 거다. 대충 몇 마리쯤 되나 달아보니 8마리나 된다. 반은 구워 먹고 반은 조림을 하면 되겠다 싶어서 달라고 했다. 핸섬하게 생긴 젊은 청년에게 다듬어 달라고 하니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면 고등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데 괜찮냐는 농을 진지하게 던진다. 생물 고등어가 네덜란드에선 이렇게 저렴하다. 하루는 고갈비로 구웠더니만 부엌에 연기가 자욱하다. 며칠동안 환기를 시키고 초를 켜서 냄새를 제거해도 고등어 냄새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우리 집 남자 둘, 남편과 아들은 생선 킬러라 아주 환장을 한다. 고등어조림의 국물까지 밥에 말아서 싹싹 먹는 걸 보니 사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