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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Deutsch

유쾌한 독일어 수업

 

 

작년 11월 말에 시작한 독일어 수업을 한 지 벌써 4개월째다. 일주일에 두 번 한 시간 반 동안 Herr Chopin 만난다. 교재는 Schritte plus로 하는데 1권이 1월에 끝났고 2권을 시작한 지 벌써 13번째다. 이 교재 포함 4권을 더 하면 내가 목표한 B1까지 배우는 거다.

 

 

 

쇼팽(Nachname)만 알다가 이름(Vorname)이 뭔지 물었더니만, Dominique란다. 유명한 쇼팽과 성만 같고 이름은 다른 거였다. 바로 집에 있는 먼지 쌓인 엘피판을 꺼내서 쓱쓱 닦아 보여준다. 쇼팽의 성이 뭔지 확실히 알았다. 선생 쇼팽은 프랑스인인데 독일에 산지는 30년 되었단다. 교재에서 직업과 전공을 묻는 부분을 배운 날, 질문을 하다 보니 독일어 선생이었다. 꿈의 직업(Traumberuf)은 초등학교에서 어린아이에게 독일어를 가르치는 거라길래. “, 어떡해요. 전 너무 나이가 많은 학생이잖아요. 죄송해요라고 농을 치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호탕하게 웃는다.

 

언젠가는 책도 엄청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인지 물으니 카뮈란다. 카뮈 작품은 이방인(der Fremde)밖에 읽은 게 없어서 더 아는 척하기 어렵지만 덕분에 이방인이 독일어로 뭔지 배웠다. 하긴 짧은 독일어로 긴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힘들지만. 이방인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날, 나도 이방인(Ich bin Fremde)이라고 하면 선생도 바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도 마찬가지(Ich auch)라며 우린 또 웃는다. 카뮈가 사고(unfall)로 죽었다고 말하면. “, 맞아요. 46살에 죽었죠라고 아는 척을 하며 안타까워하다가 우리 엄마는 38살에 돌아가셨어요” “Schade. Schade” 하면 그게 바로 인생(Das ist Leben)이죠내가 하는 이런 짧은 독일어에 배꼽 잡고 웃는다. 한 마디씩 배울 때마다 어떻게든 써먹는 나를 보고 선생도 웃긴 모양이다. 덕분에 어려운 독일어가 유쾌한 웃음에 묻힌다.

 

그럭저럭 독일어를 한 마디씩 한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 목표한 레벨(B1)까지 배우면 프랑스인인 쇼팽에게 불어도 배울까.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로 불어를 배운 기억을 살려서나도 어지간히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싶다며칠 전엔 남편의 도움으로 대충 풀어간 숙제가 대부분 틀렸다. 그랬더니만 자기가 설명이 부족했다고 자책하시길래. 바로 남편을 팔았다. 남편이 도와준 거라고. 사실이 그랬고. 자책을 바로 거둬들이시면서 선생은 내가 앞으로 남편보다 더 잘할 거라고 해서 앗싸! 를 외쳤다. 기분 좋은 말이다.

 

남편을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오늘은 내게 쓰기는 잘하는데 말하기가 부족하니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하셨다. 나도 그리 생각한다. 언어 중에 라틴어 그리고 아랍어 다음으로 독일어가 어렵다고 알고 있는데 쇼팽은 독일어가 문법이 어렵지만 발음은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라는데 내겐 발음도 절대 쉽지 않다. 어쨌든 어려운 언어를 배운다는 자긍심을 갖고 어떻게든 정복하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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