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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곳보통날

수영은 필수, 독일의 생존 수영 4단계

(여름이면 한국에선 독일의 생존 수영에 관심이 많다. 작년에는 블로그에 올린 독일 생존 수영 관련 글을 보고 SBS모닝와이드에서 인터뷰를 했고 방송 출연도 경험했다. 이번엔 미래의 체육 교사가 될 체육과 학생이 브런치 글을 보고 메일을 보내왔다. 올 초엔 생존 수영 강사가 연락이 왔었고. 아래의 글은 독일에서 의무 교육인 수영을 오누이가 실제로 배운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 정리하고 브런치에 발행한 글이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은 학교에서 일주일에 하루 두 시간(Schulstunde는 한 시간이 45분 기준) 수영 수업이 있다. 학기초 아이의 수영 여부를 체크하는 신청서를 보니 최소 1단계-Seepferdchen(해마)는 모든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처음 시작할 땐 한 반에 1단계 이수한 학생이 절반 정도고 2단계-Bronze(2단계)를 이수한 아이도 몇 명 있었다. 1단계 이상 이수한 아이는 수영 수업에 가지 않고 체육을 한다. 이제 곧 2학년이 끝나가는데 반에서 반 아이들 모두가 2단계란다. 오늘은 실제로 물에 빠졌을 때를 대비해서 수영복이 아닌 체육복이나 잠옷을 준비해서 수영 수업을 갔다. 독일에선 수영이 꽤 중요하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느낀다. 아래의 4단계로 구분된 자격증이 발급된다. 

 

[독일 수영 4단계]

1. Seepferdchen 지페어티헨 (해마) : 수심 1m 70에서 평영으로 25m를 갈 수 있으며 어깨 깊이 바닥의 물건을 줍기. 1m 높이의 다이빙대에서 점프하기

 

2. Bronze 브론즈 : 15분 안에 200m를 평영으로 완주해야 하며 2m 깊이를 잠수해서 바닥의 물건을 줍기. 1m 높이의 다이빙대에서 점프하기

 

3. Silber 질버 :  30분 동안 수영을 지속 수영을 해야 하는데 그중 5분은 배영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는 25분 내에 총 400m를 완주하는데 300m는 평영으로 100m 배영으로 한다. 2m 깊이를 잠수해 두 번 이상 물건을 집어 올리고. 낮은 수심 물속에서 수영해서 10m 가기. 3m 다이빙대에서 점프하기.

 

4. Gold 골드 : 24분 안에 600m를 수영하는데 70초 내에 50m 평영으로, 접영으로 25m, 배영으로 50m를 해야 한다. 수심 2m에서 한 번 잠수해서 물건 세 개를 3분 안에 주워오는 잠수를 세 번 반복. 3m 다이빙대에서 점프하기. 물건을 물 위에서 밀거나 당기면서 50m 수영하기

 

큰아이가 4학년 학급 여행을 북쪽의 섬으로 갈 때와 김나지움 등록 시 수영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아이가 자발적으로 수영을 배우기는 힘들었을 듯하다. 상급학교 진학 시 입학 서류 작성에서 '수영을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예' '아니오' 체크해야 했는데 애매했다. 아이가 수영을 하긴 하는데 이걸 어디에 체크해야 할지 난감했다. 이럴 때 수영 증명서가 있으면 편리하다. 수영 4단계에 따른 체크는 안 해봤지만 수영을 하긴 하니까 일단 '예'에 체크를 하고 수영 증명서는 입학식 날 제출했다.   

 

수영 증명서가 필요한 아이는 개인적으로 수영을 등록해서 며칠 만에 브론즈를 땄다. 아빠랑 수영장에서 자주 놀던 아이라 일단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니 쉽게 배우는 것 같다. 참고로 한국에서 수영을 일 년간 배운 남편은 평형(얼굴을 물 위로 내밀고 개구리 수영)으로 200m를 가지 못한다. 자유형에 익숙한 사람이 물 위에 얼굴을 내밀고 수영을 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단다. 독일에서 아이가 배우는 수영을 지켜보니 깊은 수심에서도 겁내지 않고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와 관련 있다.

 

초등학교에서 최소 브론즈까지 이수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5학년 체육시간에도 수영이 있어서 큰아이는 얼마 전에 질버(3단계)까지 이수했다. 수영의 중요성은 알지만 자발적으로 배우기 어려울 땐 독일처럼 시스템적으로 증명서를 요구하는 방법도 꽤 유용하다. 수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어쩔 수 없이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적당한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구할 최소한의 능력을 갖추게 하니까.

 

독일 수영 강습이 궁금하면

https://betterthanbefore.tistory.com/428

 

수영 강습, Seepferdchen

초등학교 2학년 딸은 학교에서 일주일에 하루 두 시간(Schulstunde는 한 시간이 45분 기준) 의무적으로 수영 수업을 받아요. 한 반 정원이 20명 남짓인데 그 중 Seepferdchen (1단계)와 Bronze (2단계)를 이수한..

betterthanbefore.tistory.com

 독일의 생존 수영 4단계

https://betterthanbefore.tistory.com/378

 

독일 생존 수영(Rettungsschwimmen)

예전에 쓴 http://betterthanbefore.tistory.com/301 <생존 수영 4단계>를 보고 조연출이 블로그 댓글로 연락이 왔다. PD와 통화 후 담당 작가와 전화 인터뷰 (7월 23일 방송)를 진행했다. 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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