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그레첸 루빈
이번 주 내내 영하권이더니 오늘(2월 10일)의 독일 날씨는 영하 5도로 춥습니다. 바람까지 부니 체감 온도는 더 낮겠군요. 여러분이 계신 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기온이 떨어져도 이젠 해가 점점 길어져서 아이가 집을 나서는 7시 30분엔 동이 튼 이후라 자전거를 타고 가도 걱정이 덜 됩니다. 금요일은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데 오늘은 책 나눔이 있어서 더욱 설레네요. 한시가 아까워 재인이를 재촉해서 유치원에 보내고 커피 물을 얹었습니다. 그 사이 컴퓨터를 켜 두고요. 거름종이를 잽싸게 넣고 한 잔의 커피를 단숨에 내려 컴퓨터 앞에 앉은 독일의 현재 시간은 오전 9시 9분입니다. 한국은 이제 오후겠군요. 일주일 동안 읽기엔 양이 좀 많았을 듯한데 어떠신지요.
이번 학기의 시작은 은유 작가의 책으로 ‘마인드 셋’을 하면서 글쓰기 위한 마음을 점검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의도대로 두 분의 리뷰를 보니 아주 흡족했습니다. 자기만의 속도로 글을 써나가는 모습도요. 실은 저의 예술 친구이기도 하며 책으로 글로 잘 통하는 지인에게도 글쓰기의 최전선을 권했는데 제게 감격스러운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여러분과 글쓰기 모임에서 책을 함께 읽고 글을 쓴다고 하니 더 부러워했고요. 제가 두 분 자랑 좀 했지요. "수준 높은 마더코칭연구소 1기 학인들이구나" "뛰어난 학생이 선생을 노력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데 유진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라는 기분 좋은 메시지도 받았습니다. 카페에선 다 표현하지 못하지만 제가 실은 두 분을 엄청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을 오늘은 전하고 싶군요.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나오달) 책을 선정한 것은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함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 '마인드'와 '시스템'이 함께 조화롭게 작용될 때 효과가 좋습니다. '마음'은 있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해서 무너지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 반대의 경우도 물론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나오달’이 여러분의 습관을 점검하고 좋은 습관을 들이고 유지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하고 실행하도록 돕는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운 점은 ‘습관’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천착해서 작가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례를 모아 결국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책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이미 알고 있거나 머리로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혹은 잊고 살던 것들을 재인식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습관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또 하나는 습관도 결국 자기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 다운 습관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 가장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성향을 유리하게 활용하는 법을 알아낸 이들이다. 나아가 자기 성향의 한계를 보완할 방법을 찾은 사람들이다.”
“사람은 오직 타고난 성향 위에만 행복한 삶을 쌓아 오릴 수 있으며 습관도 자신과 잘 맞아야 한다. 만약 타인이 습관을 들이도록 돕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맞는 습관을 권해야 한다.”
“습관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수록 나는 자신의 성향과 가치관을 이해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내게 맞는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도 통할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개인의 차이는 내가 연구를 시작할 때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
“자신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면 자기에게 잘 맞는 전략을 이용할 수 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하는 습관일지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겠지요. 자녀에게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좋은 습관은 바이러스처럼 전염된다는 말은 희망적입니다. 자기 성향을 파악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에게 잘 맞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신뢰가 확 갔습니다. 단 습관을 들이는 이유도 결국 행복해지기 위함이지 강박이 되어 족쇄가 되지 않아야겠지요.
작년 12월, 제 상태가 별로였습니다. 돌아보니 오랫동안 유지하던 좋은 습관들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면 오전 중에 통화가 잦다던가. 한국이 그립다는 이유로 한국에서도 안 보던 드라마 시청으로 무료함을 달랜다던가. 스트레칭 습관을 건너뛰고 블로그 문을 닫고 집필 원고를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좋은 습관이 무너지니 기분은 당연히 좋지 않았고 삶은 무질서해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너진 습관에 대한 자각들이 일었습니다. 좋은 습관에 대해 기만하지 말아야겠구나. 좋은 습관을 들이는 일은 어렵지만 한번 무너지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내가 처한 상황이 특별하다고 합리화하면서 여러 가지 예외적인 일들을 허용했습니다. 시차를 핑계로 오전 집필 시간에 방해가 되더라도 지인들의 연락을 받으니 중요한 일을 못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이젠 오전 시간엔 무조건 핸드폰의 와이파이를 끕니다. 카톡 확인은 물론 보이스톡도 차단했습니다. 검색과 메일 확인도 오후 시간대로 미뤘습니다. 맛있는 빵과 초콜릿이 지천이니 커피와 도넛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당을 보충한다'는 핑계로 넘치게 먹는 날도 많았습니다. 쉽게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고 기만하면서. 남편에게 초콜릿은 그만 사도 된다고 부탁하고 저도 장 볼 때 초콜릿 사는 횟수를 줄였습니다. 싸고 맛있고 독일이니까 먹어줘야 한다는 맹점을 기억하면서요.
"좋은 습관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것은 처음 시작할 때보다 다시 시작할 때가 훨씬 더 힘들기 때문이다."
글쓰기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블로그 문을 닫았는데 새로운 곳에 다시 시작하는 일은 어려웠습니다. 글을 올리지 않으니 편한 점도 많았거든요. '나를 오픈하는 일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꾸준히 글을 올려야 하며... 내 삶에 더욱 당당해져야 하고.' 이런 것들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기도 했습니다. "일단 멈추면 추진력이 꺾이고 죄책감이 생긴다. 스스로 발전하지 못하고 뒷걸음치고 있다는 불쾌한 감정에 시달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습관이 무너지면서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최악이다." 무엇보다 습관이 무너지면서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최악이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다시 시작할 것인가? 게다가 글쓰기는 저의 '가치관'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일이라 괴로움만 가중되었죠. 그레첸이 좋은 습관이 가치관과 잘 맞을 때 자신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때 더 잘 유지 가능하다는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좋은 습관을 시작하는 순간에는 언제나 특별한 힘이 생기고 상황이 싹 바뀌면서 산뜻한 출발이 가능하다. 이처럼 백지상태로 바뀌는 기회를 노려야 한다."
새로운 곳에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블로그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제게 다시 특별한 힘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레첸이 말하는 '유토피아에서 눈을 뜨는 기분'까지는 아니지만 그 근처 어디쯤은 되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 주소는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betterthanbefore입니다. better than before 어제보다 오늘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말이 참 좋지요. 어제의 나보다 점점 성장하길 바라는 제 바람이기도 하고요. 두 분도 이미 갖고 계신 좋은 습관을 점검하거나 혹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셨길 바라면서 오늘의 책 나눔을 마칠게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요.
"습관과 가치관을 서로 분명하게 연결하면 습관을 지키기 쉬워진다."
"습관의 가치가 명료하지 않으면 습관을 지킬 가능성은 낮다."
"명료한 일정 전략을 이용할 경우 중요한 일 하나하나에 확실하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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