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소설을 이제야 읽다니! 짧은 문체가 쓱쓱 잘 읽힌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어쩌다 한국을 떠나 사는 우리와 겹치는 마음도 발견한다. 외국살이의 고단함과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계나의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남는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그게 뭐 그렇게 잘못됐어?”(e북 7쪽)
“내가 여기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거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은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중략)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e북 8쪽)
“나한테는 자산성 행복(뭔가를 성취하는 데서 오는 거야)도 중요하고, 현금흐름성(순간순간을 사는, 행복자산에서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행복도 중요해. 그런데 나는 한국에서 나한테 필요한 만큼 현금흐름성 행복을 창출하기가 어려웠어. 나도 본능적으로 알았던 거지. 나는 이 나라 사람들 평균 수준의 행복 현금흐름으로는 살기 어렵다. 매일 한 끼만 먹고 살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는 걸” (e북 293쪽)
소설 속 인용한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의 이야기는 감동이다. 주인공 파블로는 펭귄인데 추위를 엄청 싫어한다. 따뜻한 열대지방으로 떠나려고 몸부림 치지만 매번 실패하는데도 결국은 햇빛이 찬란한 섬에 도착해서 하는 말이 짠하다. “다시는 춥지 않을 거예요.” 동화 속 파블로의 이야기와 추위를 극도로 싫어하는 계나가 호주에 도착해서 눈부신 태양을 견디지 못해서 선글라스를 쓰는 장면은 통한다.
호주 입국 심사대를 지날 때 두근두근 뛰는 가슴으로 통과된 후 주인공이 자신에게 당당하게 했던 말
“해브 어 나이스 데이.” 내게도 당신에게도 하고 싶은 말!
한국 소설을 무료로 맛보고 싶다면!
[무료 배포] 한국 소설이 좋아서
http://www.yes24.com/24/goods/35241280?scode=032&OzSrank=1
'책그리고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내기의 기술, 피니시 (0) | 2018.06.02 |
---|---|
가족의 두 얼굴 (0) | 2018.05.19 |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The art of speedreading people), 폴 D 티저 지음 (0) | 2018.04.23 |
싱그러운 영화, 리틀 포레스트 (0) | 2018.04.12 |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지음 (0) | 2018.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