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졸업, 반별 그릴 파티
지난번에 쓴 슐페스트(Schulfest)가 전 학년이 함께하는 행사라면 그릴 파티는 4학년 졸업생인 반별 행사예요. 금요일 오후 4a반 아이들과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이 만났어요. 공통으로 나눠 먹을 음식은 각자 조금씩 준비하는데 전 그나마 제일 쉬운 머핀을 구웠어요. 그릴 파티인 만큼 그릴에 구워 먹을 소시지나 고기는 각자 준비하고요. 음료수와 접시, 포크, 나이프도 자기 가족 것은 각자 준비해오라고 했죠. 왓츠앱에서 누군 그릴에 필요한 숯을 가져오겠다고 했고, 샐러드를 만들어 오거나 케이크를 구워 오겠다고 한 만큼 자발적으로 만들어 온 음식으로 한 상이 차려졌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 되면 친구도 담임 선생님도 바뀌지 않고 쭉 같이 가요. 4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한 선생님께 감사 선물을 전했어요. 선물은 반 아이들이 약간의 돈을 모아서 대표 엄마가 준비했고요. 선생님께는 반 친구들이 각자 편지를 쓴 것을 119작전으로 걷고, 슐페스트 때 한쪽에선 반 대표인 노아 엄마가 아이들을 한 명씩 만나 자신의 꿈을 적은 보드판을 들고 사진을 찍었는데 그 것까지 포함한 앨범을 선생님과 반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어요. 미니 앨범엔 입학 사진부터 학년이 끝날 때마다 찍은 단체 사진과 학급 여행 그리고 마지막에 각자의 꿈을 적어 찍은 사진이 있고요. 앨범엔 이런 문구를 적었어요. "When I grow up I want to be me."
부모와 아이가 같이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도 어울려 놀면서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는 듯 보였어요. 물론 그릴 파티를 하고도 한 열흘은 더 다녀야 방학이긴 하지만 미리 여유 있는 만남인 셈이죠. 선생님께도 감사인사를 할 수 있는 조촐한 자리인 것 같아요. 담임선생님은 우리가 그릴을 어느 정도 먹은 후에 부담임이랑 같이 오셔서 부모와 아이 한 사람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악수로 인사를 하셨어요. 가실 때도 그랬고요. 옅은 화장은 하셨지만 운동화에 배낭을 멘 수수한 차림이셨고요. 우리가 모두 둘러선 자리에서 반대표 엄마 두 분이 선물과 꽃다발을 선생님께 드렸어요. 선물은 새장이었는데 새 모양 전구에 반 아이들 이름을 각각 적어 저렇게 나무에 달아두었어요. 졸업을 하면서 새롭게 도약해서 빛나게 될 아이들의 소망을 담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낯선곳보통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0) | 2018.07.12 |
---|---|
유럽 여행보다 그리운 고향 (0) | 2018.07.09 |
독일이니까, 베이킹(케이크) (0) | 2018.06.09 |
학년의 마무리, 학교 축제 : Schulfest (0) | 2018.06.08 |
내가 사는 동네, 슈바니비데 (0) | 2018.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