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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초등학교 (1 ~ 4학년)

드디어 개학!

작은 네가 올해의 여름을 잊어버려도 괜찮아. 엄마가 계속 기억해 둘게 달님의 <나의 두 사람>을 읽다가 이렇게 몽실몽실한 구절을 만났다. 그에 비해 난 그리 감수성 풍부한 엄마는 못 되어서 여름도 가고 방학도 어서 지나길 빌면서 순간순간 다시 오지 않을 '올해의 여름'이라는 것을 상기해야만 했다.

딸아이가 드디어 오늘 학교에 갔다. 초등학교를 졸업해서 내일 입학식을 하는 게잠트 슐러 가는 오빠보다 하루 먼저 출근인 셈이다. 유럽의 긴긴 여름 방학이 언제 끝나나 싶었는데! 개학하는 날에 맞춰 더위가 한 풀 꺾여 아침 기온은 선선하다. 딸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올 땐 무덥겠지만.

 

딸은 종종 한국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엄마는 멀어서 도저히 갔다가 다시 오는 일은 무리라고 했더니만, 다시 오지 않아도 좋으니까. 가면 좋겠단다. 큰아이는 틈나는 대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통화를 시도해서 주로 게임 이야기만 진탕하다가 끊었다. 통화를 하고 나면 한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도 했다. 얼마 전에 방학이 시작된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

 

오랜만에 만난 이웃집 강아지가 듬직한 개가 되어 있었다. 딸도 뜨거운 여름을 지나니 키도 쑥 커지고 여자티가 나는 게  조만간 어린이 태를 벗어날 듯 하다. 지지고 볶고 웃고 싸우다 보니 방학의 시간도 흐른다. 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내년 여름 방학은 언제인지 찾아봤다. 독일은 16개의 주가 방학 일정이 다르다. 검색만 하면 알 수 있는데, 10월엔 또 2주간의 가을 방학이 기다린다. 오 마이 갓이다. 

(2019년 여름 방학은 7월 4일 ~ 8월 14일까지, 매년 일주일씩 뒤로 밀린다.)

(가을 방학은 10월 첫째 주부터 2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