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언니 두 명이 모여서 40킬로 김장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배로 부칠 수 있으면 김장을 보내주고 싶다고도 했죠. 뭘 넣어도 겨울 김장은 맛있다고 솜씨 좋은 언니는 말했어요. 기가 막히게 맛있다는 이야기겠죠. 김장이 끝나고 돼지고기를 삶아 보쌈을 해 먹었고요. 군침이 돌더라고요. 막 담근 김장김치 맛은 끝내줄 게 뻔하니까요. 한 통 얻어오면 부자가 된 것처럼 한동안은 반찬 걱정 없이 지낼 텐데요.
전 어제 오누이를 데리고 크리스마스 과자를 구웠어요. 마침 마트에 크리스마스 과자 세트가 즐비하게 나와 있기도 하고요. 며칠에 걸쳐 준비물을 준비했어요. 과자 찍는 틀도 사고 계란물 바를 붓도 테디(TEDI)에서 싸게 샀어요. 테디는 한국의 다이소 같은 곳인데 1유로 샾이라고 저렴한 제품이 많아요. 과자에 토핑 할 Zuckerstreusel과 Zuckerschrift도 샀어요. 오누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요. 역시나 이런저런 무늬를 만들며 좋아했어요.
Backmischung 한 봉으로 크리스마스 과자 두 판(Backbleche)이 나왔어요. 작년 친구 집에서 만든 기록(http://betterthanbefore.tistory.com/235)을 들춰보면서 감을 잡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과자 도우를 만들다 보니 느낌이 누스에커 만들 때랑 느낌이 비슷하더라고요. 우유나 물이 들어가지 않고 달걀 한 개와 녹인 버터로만 반죽을 만들었거든요. 누스에커 도우가 파이처럼 딱딱하니 과자랑 비슷해요. 과자니 오븐에 굽는 시간도 10분 밖에 되지 않았어요.
반죽을 만들어 냉장고에 30분간 넣어두었다가 꺼내서 조몰락조몰락 납작하게 만들고 모양틀로 찍어 Backpaper를 깔고 오븐에 구우면 돼요. 노릇하게 구워지면 꺼내서 식혔다가 달걀을 붓으로 바르고 장식하면 바로 완성이에요. 설탕물을 바르면 실온에 놔두면 바로 굳으니 상관없는데 달걀물이니 오븐의 잔열로 조금 말렸어요.
어쨌든 직접 만든거니 맛은 있어요. 두 판을 구워서 네 식구 N 분의 1로 나눴는데 오누이는 각자 네 개의 과자가 남았네요. 한 번으로는 부족해요. 재료가 남았으니 한 번은 더 만들려고요. 김장김치 맛은 못 보는 대신 이곳에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과자를 구우며 한나절 즐겁게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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