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간이 지나고 무지개가 뜨기를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번 주 월요일부터 개학이다. 2주 부활절 방학 앞 뒤로 총 3주를 더한 5주간의 휴교령이 끝나고 다시 연장이다. 고로 지난 주말까지 5주를 아이들과 집에서 보낸 거다. 가장 긴 여름 방학이 6주인데 거기서 일주일을 뺀 시간이다. 일단 그 긴 시간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하게 지켜냈다는 게 대단하다. 남편은 일주일 휴가와 일주일은 재택근무를 하고 일요일 오후에 갔다. 더블로 힘든 시간^^그리고도 끝나지 않았다니. 정치적 결정에 따라 고학년부터 순차적으로 개학을 하기로 했는데 그게 한 달 뒤다. 3학년인 딸은 5월 18일에 6학년인 아들은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앞으로 한 달간 어떻게 공부를 이어갈지 5장이 넘는 안내문을 메일로 받았다.  

 

 

 

 

 

 

3학년인 딸은 화요일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에 그동안 한 숙제를 학교에 내고 앞으로 해야 할 과제를 받아왔다. 서로 만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학년별 날짜를 다르게 지정했다. 딸은 그동안 밀린 과제를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학교에선 늘 먼저 끝내곤 해서 집에서 하는 숙제도 일찍 끝나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오히려 하다 하다 못했다. 너무 밀린 거다. Schulhof에 학년 별로 서랍에 각각의 숙제를 넣어두었다. 무지개가 뜬 담임 선생님의 짧은 편지와 함께. 독일에선 지금 집집마다 창문에 무지개를 그린다. 코로나 시간을 잘 버틴 후에 무지개가 뜨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교장은 "지금의 코로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운동장의 돌에 아이 각자 이름을 적자고 제안했다. 돌 위에 적은 이름을 확인하니 친구들 누가누가 다녀갔는지 알 수 있었다. 친한 친구 지아 이름도 보이고. 이렇게라도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코로나 시간이 지나고 어서 무지개가 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