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유치원 졸업식이니 오늘 마지막 독일어 수업이 있는 날이다. 입학생 중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위해 학교에서 선생님이 일주일에 두번 파견 나와 수업을 해주신지 벌써 6개월째다. 물론 수업 시간은 약 20분간이고 두 세명이 함께 게임 하는 형식으로 배우지만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즐겁게 배웠다. 즐거운 놀이 방식을 경험한 딸은 대번에 엄마에게 한글을 배우고 싶지 않다고 선포했다. 딸은 유치원 친구 중에 읽을 줄 아는 아이는 없다면서 학교에 들어가면 한글도 배우겠다길래 바로 철수했다. 문자는 학교에 들어가서 배우고 그전엔 기본적인 실생활 어휘(날짜와 요일을 말하고 숫자를 세는 정도)들을 알면 된다. 학교에서 미놀라라는 테스트를 받을 때도 쉬운 단어 카드에 답하는 정도였다. 유치원 아이에겐 딱 적당한 수준이다.
그에 비해 3학년 아이는 수업을 따라 가려면 언어가 해결되어야 하니 하루에 2-3시간의 독일어 개인 수업을 받았다. 맨 처음 용호를 가르친 누나는 프락티쿰으로 학교에 온 위비엥 누나였는데 두달간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주었다. 누나가 다시 본인이 다니는 학교로 돌아가면서 용호에게 혼자 공부하도록 단어 카드를 만들어 색색의 봉투에 넣고 노트를 마련해서 seIftest를 보도록 해주었다. 우리 가족 모두 크게 감동했고 아들도 위비엥 누나와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단다. 그 이후에도 보조 교사로 온 형이나 누나의 도움을 꾸준히 받았다. 학교에 언어 선생님이 따로 계셔서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시간씩 아이에게 필요한 독일어 수업를 해주신다. 집중적으로 도움을 받았기에 아이는 6개월만에 3학년 친구들과 독일어 수업을 같이 듣고 시험도 핸디캡(처음 6개월간은 아이가 배운 진도안에서 따로 시험을 보았다.)없이 보았다. 친절한 친구들과 체계적인 시스템안에서 도움을 준 분들 덕에 남매가 어렵지 않게 독일어를 익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