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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초등학교 (1 ~ 4학년)

띄엄띄엄 글쓰기

 

게임 시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지키는 아이가 글쓰기도 게임하듯 쓰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엄마 욕심인가 싶어 내려놨다가 학교 공부 외엔 매일 노는 아이가 다른 건 몰라도 글쓰는 습관은 들이면 좋겠다 싶어서 가끔은 쓰게 한다. 게다가 학교에서 독일어에 쏟는 시간 대비 모국어 손실을 생각할 때 마냥 내버려 두면 안될 테니까. 기특하게 어떨때는 한 페이지 꽉 채운다. 여름에 한국에서 사온 송숙희의 <공부습관을 잡아주는 글쓰기>를 읽으며 아이 글쓰기도 신경 쓴다. 엄마인 나도 공부되고 자극 받는 책이다.

 

이 책엔 <하루 20분 저널쓰기>가 10살부터 14살무렵에 시작하면 좋은 이유와 자녀를 설득해서 꾸준히 하는 구체적인 팁도 가득하다. 무엇보다 뭘 써야할지 모를 때 다양한 주제와 글감을 언급하니 아이에게 하나씩 던져주기 좋다. 예를 들면 '너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 것 같아?' '네게 가장 소중한 것은?' 닌텐도 사고 싶다는 아이에게 '그 이유'를 쓰게 한 날도 있고.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이라는 주제를 주니 배드민턴 한 후에 먹는 미역국에 대해 "지친 나를 기다리던 미역국 한 그릇, 나는 그것에서 엄마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고 썼다. 

 

오빠가 하는 건 뭐든지 따라하는 딸은 같은 주제로 스케치북에 뚝딱 그림을 그린다. 후라이팬에 떡과 파 그리고 매운 고추와 꼬불거는 라면까지 화끈해 보이는 떡볶이를 그렸다. 혓바닥은 알겠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늘색은 뭐냐니까 너무 맛있어서 흘리는 침이란다. 떡볶이 한 판에 떨어지는 침이라. 떡볶이 한판 무진장 먹고 싶게 만드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