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도 많이 컸으니 더 나이 들기 전에 다섯 자매가 함께 하는 여행을 하자고 누군가 제안했다. 일 년에 최소 두 번은 떠나자고 했던 것 같은데 일 년에 한 번도 다섯이서 시간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 첫 해만 봄, 가을로 두 번을 떠났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때가 넷째 언니네 막내는 초등학생이고 내 딸은 두 살 때라 어린 딸만 특별히 끼워주었다. 언니들 애들은 모두 커서 밥걱정은 안 해도 될 때다. 그 놈의 밥에 대한 책임은 오랫동안 끈질기게 따라다닌다.
첫 번째 여행은 2013년 5월에 떠났다. 강원도 동해을 거쳐 곰배령 근처의 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묵고 곰배령을 오르는 일정. 셋째 언니가 운전하는 차에 여자 여섯이 탔다. 첫 번째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싸온 간식을 먹는데 그때 이제 겨우 20개월 된 딸이 먹고 싶다는 바나나 우유 한 통을 엄마는 안된다는데 괜찮다고 외할머니 같은 셋째언니가 먹였다. 출발하자마자 바로 내 품에 안긴 채 다 토해버렸다. 내 그럴줄 알았다며 야단법석을 친 기억이 난다. 어린 딸을 데리고 곰배령을 오르긴 힘들어서 중간쯤 계곡 근처에서 놀면서 정상까지 올라간 언니들을 기다렸다. 두 번째 여행지는 같은 해 11월에 청풍호로 정했고, 자드락길을 올랐다. 고구마 좋아하는 딸 다섯이 저녁으로 고기 구워먹고 고구마까지 구워먹었는데 진짜 꿀맛.
세 번째는 2015년 1월 인천 십리도. 바닷가에서 먹은 조개 구이가 일품. 황토로 지은 온돌 집이었는데 잘 때 너무 뜨거워서 딸이 익을까 노심초사했다. 네 번째 여행지는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아마도 해외여행이 되지 않을까. 제 3국에서 만나 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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