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반납할 책과 DVD를 배낭 가득 짊어지고서. 도서관에 도착한 남매는 위층으로 부리나케 올라간다. 이때다 싶어서 라운지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숨을 고른다. 오십 센트 동전 두 개면 충분하다. 어젯밤부터 읽기 시작한 카피라이터 이유미가 쓴 <문장 수집 생활>를 꺼낸다. 읽고 싶은 소설 여러 편을 발견했다. 파비오 볼로의 <아침의 첫 햇살> 이사이 료의 <누구> 구스 미스미 <밤의 팽창> 니시카와 미와 <아주 긴 변명>을 메모했다.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쓰기'의 달인인 카피라이터는 어디서 어떻게 카피에 쓸 문장을 수집하는지 엿볼 수 있다. 한 권이 너무 짧게 느껴질 만큼 가독성이 높다. 그만큼 쉽고 공감하기 쉬운 문장을 소설 적재적소에서 발굴했고 카피와 연결하는 재주가 출중했다. 남매가 나를 찾기 전에 읽어버렸다.
독일 도서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많이 봤지만 한국 영화는 처음 발견했다. 얘들하고 보면 좋겠다 생각했던 영화 <집으로>가 저렇게 눈에 띌 줄이야. 반가운 마음에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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