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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김나지움 (5 ~ 12학년)

아무래도 특별한 날, 생일

독일 사람들은 생일이 엄청 중요한 날인가 봐요? 라고 묻는 내게 그럼 당신에게 특별한 날은 언제인가요? 라고 묻는데 딱히 답할 말이 없다. 생일도 그리 특별하게 보내지 못하면서 그렇다고 다른 특별한 날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자각했다. 특별한 날이 없는 대신 주어진 하루를 특별하게 보내려고 노력한다는 것도 궁색한 변명이다.

초등학교 때 한 반에서 가장 친하게 지낸 우리 아이 포함 7명의 생일이 한 번 돌면 일년이 간다. 6월엔 노아 생일로 수영장에서 놀았는데 8월은 도미닉 생일이다. 이번엔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부르고 CD에 녹음했다. 한 달 전에 미리 초대하고 곡을 고르고 그 전에 모여서 연습도 했다. 매번 색다른 생일 파티를 위해 엄마가 꽤 고심을 하는 눈치지만 즐거워보인다. 새로운 학교로 진학한 이후에 모이는 거라 얘들에겐 더 각별했다. 게다가 금요일 하룻밤을 자는 일정이라 더욱 들떴다.

생일 선물로는 머니가 좋다고 하니 10유로와 주전부리를 피라미드 상자를 만들어 넣었다. 아이는 친구 생일에 맞추어 작품 하나씩은 꼭 만든다. 전날 밤 늦게까지 두 시간은 족히 걸려서 사무라이 페이퍼 빌드를 완성했다. 생일 맞은 아이도 은근 기대하는 눈치고 인기가 좋단다. 만든 아이도 뿌듯하고 받는 아이도 기뻐하는 정성 가득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