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달은 수업에 가기 싫어서 매일 지각했다. B1 코스를 시작하면서 40일 중 지난 학기처럼 최소 3일 결석하겠다고 미리 결심한 대로 1월에 이미 하루를 썼고 2월에도 땡땡이치고 싶은 날이 수두룩했다. 하루는 오누이를 보내고 침대에 누웠다가 다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반차를 쓴 셈이다. 늦더라도 가는 게 안 가는 것보다 낫겠다 싶어서. 4시간 수업 중 2시간만 듣는 게 어디냐면서. 결과적으로는 늦더라도 가길 잘했고 하루에 독일어는 두 시간이 내겐 스트레스가 적고 그나마 즐겁게 배울 적당한 시간이었다.
독일어가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다면 독일에 올 생각을 못 했을 거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움이 줄지 않는다. 독일어 배우느라 매일 스트레스다. 다음엔 이 어려운 걸 배우더라도 내가 현실적으로 독일에서 당장 할 일이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니 절망스러워서 무기력해졌다. 글다운 글을 쓰지 못한 채 보름이 흘렀다. 그나마 내게 힘이 될 일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브런치에 독일 관련 글을 퇴고해서 올렸다. 딸이 적응하던 때의 글을 보니 뭉클했다. 그때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기록으로 남긴 일상의 글이 주는 힘이다. 그렇게 눈물을 삼키던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처음에 비해 어떤 면(이게 중요하다. 일부분)에선 훨씬 나아진 점이 있다는 걸 인식했다. 그래, 지금 여기서 이렇게 무너지면 안 되지. 힘겨울 땐 멀리만 보지 말고 시작점을 살펴보는 것도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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