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독일이 덥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인 칠월도 되기 전에 이리 더워서야 남은 여름을 어떻게 보내라고. 어젠 30도를 훌쩍 넘는 타는 듯한 더위였다. 한국의 여름만큼 습하진 않지만 낮엔 태양이 심하게 뜨겁다. 월요일엔 Hitzefrei(더위로 인한 휴무)로 한 시간 일찍 하교했다. 올여름 유럽이 40도에 육박한다는 예보다. 다음 주엔 큰언니랑 조카가 오는데 걱정이다. 피터가 에어컨이랑 선풍기를 찾아줬다. 독일 살이 3년 만에 에어컨은 처음이다. 방학을 일주일 앞두고 학교마다 반마다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출동이다. 어젠 딸아이반이 먹었다고 하고 오늘은 아들반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간단다.
얼음 동동 띄운 아이스커피 한 잔 들고 더위 날릴 오아시스 같은 단편을 읽는다. 등단 10년 이하의 젊은 작가가 쓴 <2019년 젊은 작가 수상 작품집>이다. 한편이 끝나고 만나는 작가노트는 감질나는 애피타이저고 그 뒤에 바로 따라 나오는 작품 해설은 메인 음식을 더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이미 배가 부르지만 왠지 먹어야만 한 끼 식사를 완벽하게 끝낼 고급진 디저트다. 1회 때 젊은 작가상 심사위원을 맡으신 고 박완서 선생님의 심사평은 반갑고.
"본심에 올라온 십여 편의 작품들은 각자 개성이 뚜렷해서 모아놓으니 보기 좋게 다양했다. 젊은 작가라는 게 믿어지지 않게 우리말의 결을 섬세하게 다룰 줄 아는 우리말의 장인 같은 작가가 있는가 하면, 그 나이에 어떻게 우리네 사는 모습의 신산함, 쓸쓸함, 어긋남을 이렇게까지 깊이 있고 잔잔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지, 탁월한 리얼리스트의 맥이 건재함을 발견한 것처럼 반가웠다.
그러나 신인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기성세대의 진부한 독법을 치고 들어오는 젊은 패기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이다. 그들의 민첩하고 거침없는 상상력엔 금기의 영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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