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저녁 3학년 딸의 엘턴 아벤트도 무사히 다녀왔다. 비 오는 날 어둠을 뚫고서. 매일 밀려오는 일상의 파도를 숨차게 헤치며 나아가는 중이다. 엘턴 아벤트는 각 반 부모가 반에 모여서 선생님과 학사 일정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학기당 한 번씩 있는 중요한 모임이다. 책상을 모두 가로 밀치고 의자만 빙 둥그렇게 놓인 곳에 부모가 앉는다. 아이가 써 둔 빨간 하트 뿅뿅인 편지가 반갑다. 딸이 내게 쓴 "당신은 영원히 최고의 엄마라"는 달달한 문장에 긴장된 마음이 녹는다. 짧게 답장을 남겼다. 새로 온 체육 선생님 소개도 받았다. 2학년까지는 없던 노트(점수)가 3학년부터 주는 시험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하반기 행사 일정도 공유하고 학급비 등 많은 이야기가 한 시간 반 동안 오갔다. 부모와 선생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할 말을 거침없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내용의 반은 쉭쉭 증발했지만 꽤 알아듣는 척하면서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그 주에 딸 생파가 있으니 초대한 친구 엄마를 더 눈여겨보게 된다. 늘 그렇지만 인사를 잘해주는 필릭스, 딘, 루안 엄마는 고맙다. 무뚝뚝한 표정보다는 미소만 지어주어도 이방인은 안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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