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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오늘 생각

핸드폰에서 카카오톡을 지웠다

평소에 소리 진동 모드도 없애고 살기에 실시간으로 답하거나 받지는 못한다. 중요한 연락이 오기로 했을 때 소리 진동 모드를 켠다. 블로그를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옮긴 것도 서로 이웃 제도가 불편해서다. 게다가 이웃 상태인 사람의 글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니 내가 보고 싶지 않아도 자동으로 보게 되는 게 때로는 불편하다. SNS가 그렇겠지. 포장되고 화려한 순간만 포착되어 전시된 삶을 보는 일은 평범한 내 삶이 초라하게 되는 건 일순간일 테니 정서상 좋지 않다. 카카오톡도 마찬가지. 외부 환경에 휘둘리는 게 싫다. 연락이 오면 오는 대로 오지 않으면 오지 않는 대로 수시로 확인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영 기분 나쁘다. 당연히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 어렵다. 없앤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평화롭다.

 

언니들과의 통화가 걸리는데 하루에 한 번 PC에 연결된 카카오톡으로 확인하면 된다. 한 달에 한 번 그룹톡도 컴퓨터에 깔아 둔 카카오톡으로 하니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독일에서 주로 사용하는 왓츠앱만으로도 피로도는 충분하다. 단체 톡방은 작년에 거의 다 나왔고 핸드폰에서만이라도 지우고 싶어서 기회를 엿봤는데 친한 친구와 연결된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읽어서 좋은 구절을 바로 전송하거나 풍광을 나누기에도 카톡은 편리하고 신속했다. 실은 그 친구와의 연락이 즐거워서 보류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친구와 더 깊게 연결된 건 카카오톡 연락이라기보다는 카페에 쓴 내밀한 글이다. 올해부터는 친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핸드폰에서 없앨 절호의 찬스다. 투쥐 폰으로까지는 못 돌아갈 테니 카카오톡이라도 멀리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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