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자전거 뒷바퀴에 구멍이 났다. 작년 겨울의 초입에서 압정이 바퀴에 박히면서 타지 못했다. 다행히 겨울엔 자전거를 많이 안 타니 괜찮은데 봄이 되면 학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해서 고치긴 고쳐야지 했는데 못 고치고 있었다. 자전거 수리소에 가면 가격(30유로 정도)이 비싸기도 하고. 자전거 사이즈가 애매해서 고치는 가격에 좀 더 보태면 중고를 사지 않을까. 이 참에 새로 사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고칠 생각은 못했다. 그 이야기를 클라우디아와 크리스토퍼한테 했더니만 크리스토퍼가 고쳐줄 수 있단다. 속 타이어에 구멍 난 걸 어떻게 고치나 그곳도 손수 가능하다는 것에 놀랐다. 하긴 차 타이어도 알아서 갈고 고치는 모습을 자주 봤기에 자전거 타이어 구멍 메꾸는 일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닐 거다. 지금껏 독일에 살면서 서비스라는 걸 잊고 살았다. 집안의 자잘한 일도 인건비가 비싸니 부를 엄두를 못 낸다. 덕분에 자생력은 높아진다. 인건비가 비쌀 뿐 아니라 서비스 이용은 대가를 지불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또 살아진다. 크리스토퍼와 일요일 11시에 약속 잡고 자전거를 끌고 가서 고쳤다. 차고에서 뚝딱뚝딱. 구멍 난 곳을 본드를 발라 스티커를 붙였다. 브레이크도 점검해주고 자전거를 아주 짱짱한 상태로 만들어줬다. 앞으로 몇 년은 더 타겠다. 지인의 도움으로 공짜로 자전거를 고치면서 드는 생각은 이 정도 기술은 배워두는 게 좋겠다.
서비스의 어원은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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