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이에 씌운 은이(Prinzessin Zahn, 일명 공주 이)가 홀라당 빠졌다. 1학기 마지막 날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사 오신 하리보를 먹다가. 충치 치료하고 씌운 거라 나름 응급이라 생각하고 치과에 갔는데 역시나 문 닫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금요일 오후, 다음 주 월요일에 오라고 해서 그냥 집에 돌아왔다. 빠진 걸 들고 가 다시 씌웠는데 그때 세균 감염이 된 건지. 그 이후에 잇몸이 붓고 하얗고 작은 종기가 생겼다. 주말에 할 수 없이 큰 아이가 발치할 때 먹고 남은 페니실린 항생제를 먹였다. 물론 독일에선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없고 먹으면 안 된다.
작년 여름에 교정 중인 아들이 발치한 지 3주가 지난 후에 다시 세균이 감염되어서 얼굴이 엄청 부었다. 하필이면 여행 마지막 날 저녁이라 약국에 도움을 청했는데 의사 처방전 없이는 안된다면서 친절하게 늦게까지 문 여는 병원을 알려줬다. 베를린에서 브레멘으로 이동 중이라 병원을 다시 찾아가는 건 무리라 다음 날까지 얼음팩과 소독할 수 있는 가글 약으로 겨우 버텼다. 그 정도로 약국에서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없는 약이다.
치과 의사한테는 사실대로 말했다. 좀 놀라는 눈치다. 의사 결정 없이는 먹이면 안 된다고. 많이 먹이진 않았고 반쪽씩 두 번 먹었다고. 한두 번 먹어선 치료가 안되고 일주일을 먹어야 세균이 없어진다면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항생제로 다시 처방해줬다. 다음부턴 함부로 약 먹이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 가루(Trocken)로 된 항생제인데 물 넣어서 녹인 후에 냉장 보관이다.
설명서를 읽어보니 몸무게 39kg까지는 하루 세 번 1-2스푼을 먹이란다. 한 스푼이 5ml인데 그걸 두 스푼 먹이면 10ml이라 양이 두 배 차이라 도대체 얼마를 먹여야 하나 고민됐다. 자세히 읽어보니 하루에 몸무게 1kg당 최소 40mg 에서 70mg까지 먹는 거. 1kg당 최소 40mg을 먹인다고 볼 때 32kg인 경우엔 하루에 1280mg을 먹을 수 있는 양. 그걸 3회로 나누면 한 번 먹을 때 426mg 정도 먹으면 된다. 1ml당 Amoxicillin 100mg이 포함되었으니 5(500mg) ml 섭취하면 적당하다. 계량스푼(Messlöffel) 가득히가 5ml이니 1 스푼이 적당. 결국 감염된 치아 두 개를 다음 주에 빼기로 했다. 어른은 세균 감염되어도 치아를 빼지 않아도 되는데 아이는 빼야 된단다. 마침 사진을 찍어보니 영구치가 올라오는 중이라 어차피 곧 빠질 거라 한 두 달 먼저 빼도 괜찮다면서. 일주일간 항생제 먹고 세균 치료한 후에 뽑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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