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 드디어 슈토프(: Bad Bentheim과 Nordhorn 사이에 있는 만 오천명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로 네덜란드 접해있다.)에 집을 구했다. 우리 가족이 살기에 안성맞춤인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인터뷰를 보고 과연 우리가 운 좋게 선택될 수 있을 지 조마조마했다. 지난주 일요일에 남편이 인터뷰를 했고 일요일(3월 15일) 오후 5시에 주인이 우리에게 8월 1일 자로 집을 세주기로 결정했다고 연락이 왔다. 정확히는 몇 명이나 인터뷰를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높은 경쟁률을 뚫고 됐다. 독일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인터뷰해서 선택한다. 세입자를 한 번 들이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함부로 나가라고 할 수 없고 법이 세입자를 보호하는 쪽이니 처음에 사람을 들일 때 주인 입장에선 신중해야 할 듯하다.
남편 회사 근처로 올여름 방학에 이사 가기로 결정하고 집을 알아봤는데 그 동네에 나온 집이 거의 없었다. 현재 남편이 묵고 있는 애어 비앤비 주인 분(기슬라)도 빈 집이 없다고 걱정하셨다. 회사 동료와 주인분에게 주변에 집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도움을 청했지만 나온 집이 없으니 뭐 어쩌나. 우리는 e-bay에 올라온 집들이 있는지 꾸준히 봤는데 한 달 동안 원하는 집이 없었다. 기슬라가 적극적으로 도왔다. 자기가 사는 집 2층에 방을 세주는 형식인데 지금은 남편이랑 같은 회사 직원이 살지만 맨 처음엔 남편이 혼자 2층을 써서 애들하고 내가 원하면 언제든 와서 묵어도 된다고 방을 내주실 만큼 친절했다. 그 동네에서 오래 산 현지인이 아무래도 낫지 싶었는데 기슬라는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집을 알아봐 줬다. 독일인은 한 번 친구가 되면 도움이 필요할 때 정말 열정적으로 돕는다. 이번에 집을 무사히 구하게 된 것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기슬라 공이 크다.
e-bay에 올라온 집 중 가족(Einfammilienhaus)이 살만한 크기의 집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위치도 회사나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적당히 중심가다. e-bay 광고엔 전화번호도 없었다. 집을 설명하는 내용을 보고 그 집에 관심이 있다고 메일을 썼다. 주인과 약속을 잡고 집을 보는 날 주인과 인터뷰를 한다. 무슨 일을 하고 가족 구성원은 어떻게 되는지. 얼마나 오래 살 건지. 그리고 몇 가지 서류가 더 필요하다. 화사 계약서와 월급 명세서(월세 지불할 능력이 있는 지의 여부) 그리고 신용 등급까지 제시해야 한다. 남편은 아마도 딸(Klein Maus: 독일에선 귀여운 아이를 말할 때 작은 쥐라고 한다. 한국 할머니들이 아이고 내 강아지 하듯)이 아빠랑 헤어져 살면서 매일 잉잉 운다고 말한 게 동정심을 유발한 거 같단다. 세입자 입장에선 좋은 분을 주인으로 만나는 것도 운인데 남편 말로는 주인 아내분이 나랑 코드가 잘 맞겠단다. 주인집이 바로 우리 집 옆이니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 주말부부에서 이제 다시 완전체로 살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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