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마스크 쓰는 용기

 

독일 뉴스에서 연일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언급. 마스크 착용뿐 아니라 확진자 동선 파악하고 철저하게 방역하고 개개인이 모두 적극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자세에 대해서. 독일이 한국과 화상회의까지 진행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모범 사례로 배우려는 자세는 반갑다. 한국에서 온 마스크를 쓰고 마트에 갔던 남편은 부러움의 눈길을 여럿 받았단다. 며칠 사이로 사뭇 확 바뀐 분위기다. 확진자로 오인하는 분위기에서 예방 차원에서 쓰고 있다는 걸 인식한 거다. 어떤 할머니는 마스크를 어디서 주문했냐고 묻기까지 했단다. 우리나라에서 보내온 거라니까. 아, 당신 나라에서 온 거군요. 검은색이라 더 멋지다면서 그렇게 부러워할 수가 없다고. 검은색 마스크는 언니가 제부를 위해 특별히 주문한 거라 했다. 면 마스크 안에 필터를 넣어 쓰니 넉넉하게 잘 맞았다. 

 

물론 뉴스에서 보는 것처럼 아시아인을 코로나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일은 내가 사는 시골에선 흔하지 않지만 코로나라고 부르는 몰상식한 사람을 남편도 아이도 겪었다. 특히나 십 대 청소년 중에. 그전에도 우리에게 무조건 니하오!라고 합장하고 인사하는 차별적인 행동에 불쾌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유럽인 중에는 중국, 일본과 한국이 다른 언어를 쓴다는 것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어, 프랑스 독일어가 얼마나 다른 지 모르지 않을 텐데 말이다. 외모로 보면 물론 구분이 어려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무조건 니하오! 를 하기 전에 국적을 묻는 게 예의다. 

 

여전히 독일에선 마스크 쓰는 일이 용기가 필요하지만 점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가 우선인 독일에서 개인정보 유출은 불가능하니 확진자 동선까지는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아무쪼록 한국의 코로나 대응 사례를 잘 배워서 독일도 확진자와 사망자의 증가폭이 줄기를 기대한다. 4월 3일 자, 확진자는 79696명에 사망자 1017명.

'웃음꽃유진 > life in Schwanewed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0) 2020.05.29
딸기쨈과 감자빵  (0) 2020.04.16
Daumen Druken  (0) 2020.03.27
하루에 한 번씩 빵 굽기  (0) 2020.03.24
Schüttorf 에 집 구하기  (0) 202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