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이라는 의식은 과연 기적의 아침을 선물해주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최소화하고 목표를 설정, 나아갈 방향은 찾도록 도와준다. 마인드 셋뿐 아니라 비전과 액션 보드 만들기(실천편). 그동안 한 번 도 해보지 않은 노력을 들여서 삶에서 진정 원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서 쓴 경험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돕는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돌돌콩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외국어를 잘하기 위해 동기부여를 받고 싶은 터라, 그녀는 영어 향상 목표자로 영상 대부분이 영어로 진행된다. <미라클 모닝 3년째 그 이후 변화된 점>이었던가. 솔직히 미라클 모닝(어떤 편견을 갖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상태가 다르다) 제목도 별로다. 아침형 인간을 조장하면서 기적이 일어날 것처럼 부추기는 분위기에 냉소적이기에. 2020년 11월, 목표가 없어서 무기력한 터에 2년 후 바라는 점으로 <독일에서 집 사기> 항목을 추가했는데 그녀의 영상에서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감히 집을 사게 될 줄은 몰랐던 곳에서 기적적으로 집을 샀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 의심하기 전에 제대로 알아보기로 하고 할 엘로드가 쓴 책 미라클 모닝부터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빠져들었다.
그 무렵 궁여지책으로 감사일기를 세 줄씩 썼는데 식상하고 진부했다. 감사일기를 쓰는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이 가진 것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내가 괴로운 순간은 늘 갖지 못한 것을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무리하게 욕심낼 때다. 미라클 모닝이라도 해보자 싶은 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될 때다. 독일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 후 다시 고립감에 빠졌다. 남편이 6개월 프라이빗 자이트 과정을 거쳐 학수고대하던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일 년간 주말부부 생활을 청산하고 직장 근처로 이사를 오면서다. 생전 처음 이삿짐을 직접 싸고 옮기고 풀고 오누이의 전학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살게 된 기쁨도 잠시 독일에 연고지도 소속이라곤 전혀 없는 난 또다시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는 걸 자각했다. 이 모든 괴로움은 모두 독일에서 살고 싶다는 남편 때문이라고, 트집을 잡아보자면 끝도 없는데 결국은 결혼이란 걸 해서 이 사단이라는 생각까지. 어른답지 못하게 남편 탓하며 독일 생활이 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열렬하게 싸웠다. 개선되는 건 없이 서로를 할퀴며 난 더 나락으로 추락했다.
미라클 모닝을 우연히 읽고 시작하게 된 11월 6일의 내 상태는 그렇게 중요한 관계의 타격으로 정서적으로 만신창이. 니체는 자신을 파괴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더니 내가 그랬다. 불만족스러운 원인을 찾아보니 4년간 쌓아둔 인적 인프라가 사라졌고 독일에 사는 한 늘 고민스러운 독일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공부에 대한 부담감은 기본값에 그나마 몰입했던 코인무 프로젝트가 끝난 시점이다. 팀으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일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둘째 아이의 진통이 시작되면서야 출산의 고통이 떠오르듯이. 그전엔 까맣게 잊고 있던 어떤 열정과 일의 기쁨이 떠올랐다. 그와 비례해서 불행의 강도는 커졌다. 그렇다고 한국을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고 어딜 찾아봐도 독일에서의 마땅한 자리는 없으니 괴로웠다.
미라클 모닝에서 제안하는 확언과 목표 설정은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마인드를 리셋하기에 효과적이다.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노력을 들여서 삶에서 진정 원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에 전념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가능성보다 못하는 선에서 안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구체적인 질문들이 나를 깨웠다. 지난 4년간 단 한 번도 독일어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 사회적으로 쓸모 있음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독일어는 일치감치 포기하고 계속 징징대기만 할 뿐 열심을 내려는 생각은 못했다. 독일어는 어려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세상을 얻는 일이라고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아서 난 지금 갖고 있는 세상만으로도 벅차다며 지레 겁먹었다.
저자가 제안하는 여섯 가지 요소(명상, 상상, 운동, 확언, 쓰기, 독서) 중에 난 확언 부분에 끌렸다. 확언을 쓰려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있어야 하고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어떤 목표를 추구할 때 일관되게 기분이 좋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지고 목표를 성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 목표가 내 성격에 맞을수록 목표 추구가 보상과 즐거움을 가져오고 행복을 증진시켜 줄 가능성이 높다."라고 행복 연구가이자 긍정심리학자인 소냐 류보머스키도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에서 말했다. 자신에게 잘 맞고 실현 가능성 높은 목표를 잘 설정하면 행복지수가 높아질뿐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힘도 생긴다는 거다.
무작정 시작한 미라클 모닝에서 그동안 장애물이라고 여겼던 독일어를 발견하고 긍정적인 확언으로 바꿨다. 그리고 자발적인 공부로 실천 시작. 덕분에 독일어 수업도 적극적으로 찾고 모의시험도 치르면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 독일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기회가 있어도 잡지 못했을 거다. 최소한 내 삶은 내.가. 주도적으로 바라는 대로 이끌겠노라는 의지도 불끈! 생긴다. 지금 눈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했던 독일어가 사실은 나에게 날개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게 해 줄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건 아침 시간마다 나 자신에게 들려주듯 쓴 확언 덕분이다. ”넌 발음도 엉망이고 이제 공부해서 괜찮은 곳에 취업이나 할 수 있겠니?"라는 부정적인 마음을 적극 차단하면서.
미라클 모닝이 과연 미라클 라이프를 이루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의심은 잠시 제쳐두고 미라클 모닝의 저자 할 앨로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이미 그가 미라클 모닝이라는 프로그램을 체험한 산 증인이고 전 세계적으로 미라클 모닝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너도나도 새벽에 일어나 다시 오지 않을 유일한 날의 하루의 첫 시간에 각자가 추구하는 목표대로 작지만 견고하게 다양한 활동으로 채운다. ”미라클 모닝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던 다음 단계로 도약하고, 과거의 개인적, 직업적 성과를 훨씬 뛰어넘는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이다.(건강, 행복, 인간관계, 경제활동 등을 놀라운 정도로 개선)“
"삶의 목표라는 거대한 문제에 전념하다 보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은 비교적 사소해진다. 이를 통해 나를 괴롭히고 있던 문제들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덤이다(95쪽)" 라는 저자의 말처럼. 지금은 투덜거리며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라 더 나은 내 모습을 꿈꾸며 한 발을 내딛는 게 훨씬 현명하다고 친절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언제 읽어도 상관없겠지만 자신의 잠재력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스스로를 못났다고 자책하며 부정적인 생각으로 영혼을 갉아먹으며 우울한 늪으로 빠질 때 미라클 모닝이 구원의 동아줄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내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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