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아랑 나는 생일이 하루 차이다. 이사 오고 처음 맞는 생일이니 축하 카드라도 보내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은 못했다. 올해도 가장 먼저 클라우디아가 생일 카드를 우편으로 보냈다. 내가 살던 슈바니비데의 풍경이 멋스러운 포장지의 초콜릿과 함께. 분홍색 펜으로 늘 그렇듯이 흘림체로 카드를 쓰고 초콜릿을 사서 택배를 보내기까지 그 쉬운 일을 그녀는 하고 나는 못했다. 그래도 크게 자책하진 않는다. 다음날 나도 생일에 맞추어 메시지는 보냈으니까. 함부르크에서 직장 다니는 딸 카타리나가 엄마 생일에 집에 왔나 보다. 축하 메시지를 보내니까 고맙다면서 클라우디아는 카타리나가 글쎄, 한국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선물했는데 엄청 기대된다면서 영화도 상영됐다는데 아느냐고, 왓츠앱 메시지에 들뜸이 묻어난다. 독일어로 번역된 화려한 커버 사진을 찍어 보냈다. 클라우디아 덕분에 82년생 김지영이 독일어로 번역되었고 한정판으로 판매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국인 친구도 있고 한국인 며느리를 둔 엄마를 위해 딸이 고른 특별한 선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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