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 곤란 당근이 많을 땐 당근 케이크를 만든다. 한국에서 애용했던 '아임 파이'라는 수제 파이집이 있었다. 우리 집 애들은 시판용 케이크를 잘 먹지 않았다. 생일엔 주로 수수팥떡으로 축하했다. 가끔은 당근 케이크를 아임 파이에서 사다가 초를 꽂기도 했는데 특히 아들이 당근 케이크를 좋아했다. 유튜브 하다앳홈님의 당근 케이크 레시피는 엄청 쉽다길래 겁 없이 했는데 정말 쉽다. 식감은 촉촉하고 맛은 심심하니 딱 내가 좋아하는 건강한 맛이다. 아들 생일에 맞춰 연습 삼아했는데 대성공이라 이번엔 초콜릿 케이크에 도전했다. 버터도 계란도 우유도 넣지 않은 비건 초콜릿 케이크다. 남편은 논바닥 쩍쩍 갈라진 모양새라는 둥 아들은 지진 케이크라고 이런 케이크는 처음이라는 표정으로 다들 한 마디씩 거든다. 난 이렇게 만들고 싶어도 만들기 어려운 모양새라며 예술 작품이 따로 없다고 큰 소리 땅땅. 케이크는 갈라졌어도(유분이 부족하면 피부도 쩍쩍 갈라지듯 케이크도 마찬가지, 오일을 정량대로 넣지 않아서 그렇다) 맛은 초코 브라우니다. 단맛은 덜하고 폭신한 게 딱 내 취향.
'웃음꽃유진 > life in Schwanewed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체리 묘목에서 희망이 싹튼다 (0) | 2021.04.18 |
---|---|
화려하지 않아도 마음에 쏙 드는 (0) | 2021.02.26 |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0) | 2020.12.18 |
그리운 추억은 글이 되고 (0) | 2020.12.17 |
11월은 카페도 셧다운! (0) | 2020.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