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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2년 작] 안나 까레니나 독일 넷플릭스엔 안나 까레니나가 없었다. 그래서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해서 영화를 봤다. 이번 주 마코 수업에선 지난 3달간 안나 까레니나를 읽었고 3월 달엔 영화를 보고 원작과 분석해보자고 제안했다. 톨스토이의 위대한 걸작 안나 까레니나를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다독이는 글쓰기 수업 주인장께서 글 쓰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작품으로 꼽았다. 언젠간 읽어야지 생각만 했던 작품을 비유와 묘사의 결정체라는 말에 동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함께 할 동학이 있다는 건 시너지 효과를 백배 이상 내는 일이다. 내게 마코가 그렇다. 좋은 걸 함께 하자고 제안하면 흔쾌히 너도 나도 좋다고 덩달아 신나 한다. 만만치 않은 분량의 이 책도 그렇게 시작했고 이번 달로 대장정의 마무리를 한다. 혼자 읽었다면 이만큼 정.. 더보기
독일 아이들은 생일 선물로 뭘 할까 파릇파릇 초록이들이 소리 소문 없이 기상하면 아이들도 하나둘 생일 파티를 시작해요. 독일은 여름에 새 학년이 시작되니 한 학기를 보내며 탐색기를 거쳐 봄이 올 즈음엔 친한 친구들이 생겨요. 게다가 코로나로 2년간 생일 파티를 못했으니 얼마나 고대했던지 초대한 아이 초대받은 아이 모두 생기가 주체할 수없이 흘러넘쳐요. 작년 겨울에 생일이었던 아이는 최대한 미루며 코로나 상황을 엿보다 이제야 파티를 열고요. 벌써 초대장을 두 개나 받은 딸은 부푼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려요. 부모도 매년 자녀의 기억에 오래 남을, 색다른 생일 파티의 아이디어를 짜느라 고심해요. 파티를 할 계획이라면 초대할 친구는 몇 명쯤 되는지 명단을 뽑고 초대장을 만들어서 최소 3주 전엔 보내는 게 좋아요. 친구들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고 일.. 더보기
[김나지움 7학년] 해리포터 완독 독일 사니 책값이 현저하게 준다. 한국이었다면 도서관을 수시로 드나들며 몇 보따리씩 책을 빌려왔을 게다. 빌려다만 봤을까. 해외 이사뿐 아니라 독일 내에서 셀프 이사라는 걸 경험하면서 제일 골치 아픈 게 책이지만 독일 살아서 제일 아쉬운 것도 한글책이다. 사주에도 책을 많이 좋아한다고 나올 정도로 아들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책을 본다. 어릴 때는 거실을 서재로 만들고 티브이도 없애고 읽는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만들었지만 살아보니 책이 뭐 그렇게 중할까 싶기도 하다. 눈 나빠질까 봐 걱정이고 몸 움직이고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게 책 보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게임을 많이 해서 걱정이지만. 독일 살이 초반(초등 3학년부터)엔 책 좋아하는 아이는 원하는 대로 마음껏 읽고 싶은 .. 더보기
[안나 까레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고 사랑하고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첫 문장은 결혼에 대해, 가정 생활의 다양한 형태에 대한 뚜렷한 의미를 상징한다. 이 작품 이전에도 이후에도 결혼 생활에 대해 적나라하게 해부한 작품은 없다고 문학평론가 이현우는 말한다. 불행한 가정의 예시는 안나의 불륜 그리고 결혼 생활 파경과 행복한 가정은 레빈의 평범한 결혼 생활을 통해 보여준다. 레빈은 톨스토이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한 인물로 결혼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통해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키티와의 결혼식 장면, 주변인은 모두 속박이 필연인 결혼이라는 제도에 회의하지만 자유를 잃더라도 아니 잃어도 상관없다고 말할 정도로 결단코 행복하게 될 거라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결혼식을 거.. 더보기
평화가 깃들길 지난주 금요일엔 오누이가 다니는 학교에선 우크라이나를 위한 평화 시위가 거리에서 있었다. 고학년인 아들은 미술시간에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노랑과 파란색으로 비둘기를 접어서 깃발처럼 들고 간 모양이다. 이제 5학년 신입생으로 갓 들어간 딸은 멀리서도 오빠를 딱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단다. 길 잃어버릴 염려 없이. 그 비둘기를 우리집 테라스에 꽂아두었다. 학교 끝나고 아들은 바로 친구 집에서 파자마 약속이 있어서 바로 갔고 다음 날 아들을 데리러 갈 겸 노트혼에 다녀왔다. 온 가족 출동해서 우리들이 외식할 때마다 들리는 베트남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남편이 내 기분 맞추려고 애쓴다. 다른 가족 생각해서라도 기분을 업 시켜야 하는데 데려갈 땐 KTX인데 올라올 땐 비둘기호 속도다. 운동을 하니 조금 나아진.. 더보기
[하다앳홈] 얼그레이 파운드 케이크 퀄른에서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공부한 조카가 영국 여행에서 사 온 홍차를 이제야 빛을 본다. 홍차 좋은 줄을 몰라서 찻잎 들어있는 빨강 우체통을 장신구로 썼는데 그걸 쓸 일이 생겼다. 얼그레이 파운드케이크다. 3년이나 지났는데도 건조된 홍차 잎은 멀쩡하다. 홍차로 유명한 영국에서 사 온 거라 그런지 퀄리티도 좋아 보인다. 파운드케이크에 홍차잎이라, 생각도 못한 조합이다. 그런데 맛을 보니 고급지고 맛있다. 만들기는 또 어쩜 그렇게 쉬운지. 두 배합분으로 만들었다. 윗면이 크랙이 생긴 건 오일을 정량대로 넣지 않아서다. 그래도 자태와 빛깔은 곱다. 파운드케이크 단면에 콕콕 박힌 홍차 가루도 보기 좋고. 레시피는 유튜브 하다앳홈님의 얼그레이 파운드케이크를 참고했다. 아래에 적은 오일과 설탕은 내 맘대로 줄인.. 더보기
[불편한 편의점] 참참참이 궁금하다면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전자책 357쪽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355쪽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 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349쪽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길을 잃었거나 외로운데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always(불편한) 편의점의 '참참참'(책을 읽어보면 뭔지 알게 된다)도 썩 괜찮겠다. 새벽에도 늦은 밤에도 아스라한 불빛을 뿜어내는 그곳에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 들고 나는 이야기. 소설책만 읽는 남편에게 를 우연히 권했는데 따뜻하고 뭉클한 사람 사는 남새가 물씬 난다며 딱 자기 스타일이.. 더보기
태평성대가 열리는 그날까지! B2시험이 5월 4일로 잡혔다. 지난달부터 시험 대비반으로 빡세게 진행된다. 모의시험을 치렀고 그에 따라 각 영역(읽기, 말하기, 쓰기, 듣기) 별 부진한 부분을 집중 공략 중이다. 일주일에 네 번 수요일만 빼고 오후 5시 15분부터 8시 15분까지 꼼짝없이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 좀이 쑤시고 허리가 아프다. 수업 끝나면 얼마나 에너지가 빨리는지 녹초다. 어느 날은 도대체 못 해먹겠는 날이 있다. 특히나 시험 문제를 주야장천 풀어야 하는 날은 재미가 일도 없다. 일주일에 두 번은 쓰기 숙제를 제출하고 첨삭을 받는다. 내 수준은 아무리 봐도 아직 B1인데 B2를 하려니 가랑이가 찢어질 지경이다. 어제 목요일 Jaad 수업에선 둘씩 짝을 지어 상황(호텔 리셉션에서 손님을 받는) 시현을 했다. 어쩐 일인지 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