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엔 햇살이 쨍하더니만. 새벽엔 또 비다. 서늘한 공기에 가디건을 꺼내 입는다. 오누이 등교 시간은 기가막히게 피하던 비가 오늘은 어쩐일인지 새벽부터 내려서 남매가 학교에 도착할 시간까지 비가 온다. 요며칠 비 내리는 시간을 지켜보니 정원에 물 줘야 할 타이밍이나 깊은 밤 혹은 새벽에 비가 내렸다. 덕분에 정원에 물 줄 수고로움을 피하고 집에서 듣는 빗소리는 아직은 괜찮다. 한국은 더워서 쪄죽는다는 말을 저녁마다 한숨 푹푹 쉬며 해주는 언니 덕분에 한국이 아직도 얼마나 더운지 알겠고, 덕분에 이곳이 얼마나 시원한지 자주 내리는 비라도 지겨워하지 않기로 했다. 언니는 어젠 처음으로 에어컨은 물론이고 선풍기도 틀지 않고 잠을 잔다며 살 것 같단다. 이십일간의 유럽 마지막 여행지 에딘버러에서 출발해서 우리집으로 오고 있는 조카는 영국이 너무 춥다고. 긴팔 입은 손을 팔랑 팔랑 흔들며 화상 통화를 한다. 아, 그렇구나. 영국의 팔월은 북부 독일의 아침 저녁 날씨와 비슷한가보다. 유럽에서 보내는 두번째 여름이 여전히 낯설다. 내가 경험했던 계절과 많이 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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