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당도해 꽃이 되진 못할망정 피나게 할퀴진 말아야 할 텐데. 몸속에 오랫동안 갇혔다가 탈옥한 말들은 죄 없는 애들에게 비수처럼 꽂힌다. 브레이크가 필요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상처 되는 말들을 생각 없이 남발할 때 마주한 문장들은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글이 담백하고 품격있다. 아래에 옮긴 서문만 읽어도 엄청 좋다.
내 감정이 뜻대로 조절되지 않을 때 마음을 고를 때 조금씩 읽어도 좋겠다.
<서문>
말은 나름의 귀소 본능을 지닌다.
인간의 고질적인 외로움을 달래주거나 그 농도를 연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타인의 손길과 언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이 되기를, 이기주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누일 곳이 필요하다.
몸이 아닌 마음을 누일 곳이"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고 한 중국 당나라 재상 풍도의 말을 기억해야한다.
‘칼에 베인 상처는 바로 아무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평생 아물지 않는다’는 말은 진리다.
“말이라는 흉기에 찔린 상처의 골은 너무 깊어서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다.
어떤 말은 그 상처의 틈새로 파고들어 감정의 살을 파헤치거나 알을 낳고 번식하기도 한다.
말로 생긴 상처가 좀체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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