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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수제 잼 한 병

 

올 겨울에 세 번째로 만든 크리스마스 쿠키다. 오누이 각반 보조로 워밍업 한 후, 친구 집에서 한 번 더 만들었다. 미리 준비된 도우 덕분에 뚝딱 쉽게 만들었다. 난 여전히 보조로 곁을 지키고. 남매는 여러 번 만들어도 그저 신난다. 토핑 올리기 전 접착제로 설탕 대신 달걀물을 이용하니 훨씬 단백하고 달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쿠키를 세 종류 만들었는데 이름(Husarenkrapferl)도 어려운  아래 사진 속 쿠키가 난 가장 맛있다. 아무래도 블랙 베리 잼 때문인 듯.  

 

 

도우를 가래떡처럼 길게 밀어서 엄지 손 마디 정도씩 잘라서 동그랗게 빚었다. 원통형으로 된 나무 숟가락 뒷면으로 구멍을 살짝 만들어 전을 부칠 때 달걀 물을 입히듯 구멍 난 부분에 달걀을 붓으로 입히고 설탕을 쿡! 찍었다. 주사기 같은 기계에 잼을 넣어서 구멍에 조심스럽게 넣고 오븐에 구웠다. 잼이 엄청 맛있다고 했더니만 정원에서 키운 블랙 베리로 직접 만들었단다. 잠깐만 기다리라더니만 창고에서 얼른 한 병 내어 주며 집에 가져가 먹으란다. 한국에서도 딸기잼 챙겨 준 엄마가 있었는데 독일에서도 직접 만든 잼을 받으니 감동스럽다. 인심은 한국이나 독일이나 매한가지인가 보다. 이래서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한 걸까. 시간을 쏟아 정성으로 직접 차려 준 집밥에 감동이 밀려오는 것처럼 손수 만든 잼 한 병에 마음이 녹는다. 자기가 만든 쿠키에 의미 부여하는 아이를 고려해서 두 개의 통에 각각 담아 집에 가지고 가 먹으라며 오누이 손에 들려 주는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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