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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뜻밖의 선물

 

 

엊저녁에 마지막 남은 스킨을 손바닥에 팍팍 털어서 쓰는 엄마를 아들이 본 모양이다. 아침부터 아빠랑 동생이랑 속닥거리려서 뭔 일인가 했더니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했다. 엄마에게 화장품이 필요하니 자기랑 동생이 돈을 모아서 사주고 싶다고. 어쩐일인지 장보러 갈 때 아빠를 따라가겠다고 하더니만. 동생하고 3유로씩 내서 저걸 사왔다. 팩까지. 세심한 아들, 아빠보다 낫다 하려다가 아빠 닮아 자상하고 세심하다, 라고 해주었다. 근데 자세히 보니 스킨이 아니라 화장 지울 때 쓰는 세안제다. 타이밍은 딱 맞았구만. 어떻게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냐니까. 요즘 엄마가 기분이 별로인 거 같아서란다. 남매가 의외로 엄마 기분에 민감하다. 얘들 성화에 못 이겨 팩도 했다. 알아서 혼자 하려면 귀찮은데 누가 옆에서 해주니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