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영어로 토킹 어바웃, 집에 오니 후덜덜 넉다운이다. 지난달부터 함께 브런치를 먹자고 했는데 방학이라 아이들 학교 가면 만나자고 미뤘던 약속이다. 호텔 조식 부럽지 않은 정갈한 테이블이 감동이다. 남편이 만든 두 종류의 빵과 친구가 직접 만든 살구잼과 딸기잼은 달지 않아서 빵에 발라 먹기 좋았다. 하루 전날 만들어서 냉장고에 묵혔다는 오트밀과 요거트 그리고 사과를 갈아 넣은 뮤즐리는 부드러운 게 입에 잘 맞았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내놓은 세 종류나 되는 치즈는 그동안 궁금했던 치즈에 대해 물어볼 좋은 기회였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 할지 몰라 매번 사는 치즈만 사는데 향이 너무 강한 거 말고 부드럽고 맛도 보통인 하얀 치즈 이름이 뭔지도 알아두었다. 삶은 계란은 앙증맞은 그릇에 담겨 있다. 동생이 선물했다는 계란 깨는 도구도 사용해보고. 신기한 거 투성이다.
이제 막 5학년이 된 아이의 학교 생활과 간스탁과 수영을 시작한 딸 이야기 한국 여자 친구를 사귀는 그녀 아들까지 우린 쉼없이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풋풋한 젊음을 보니 참 예뻤다. 지난 번에 생존 수영으로 폰 인터뷰 한 것을 아는 친구는 수영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주었다. 예전엔 수영 못하는 아이들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 독일도 수영 못하는 아이가 많다는 것까지. 하긴 이번 여름이 워낙 더워서 독일에서도 강가와 수영장에서 사고가 있었다.
주말에 다녀왔다는 하노버 불꽃 축제(www.HANNOVER.de.feuerwerk)는 우리 가족도 내년엔 가보면 좋을 것 같다. 규모가 워낙 크고 화려한 축제란다. 음악과 공연 그리고 불꽃까지 여름밤을 즐기기에 제격일 듯 하다. 다음달 남아프리카에서 그녀의 딸이 돌아올 즈음엔 쿡스 하펜으로 나들이를 함께 떠나기로 했다. 작년 가을에 함께 만났는데 벌써 일년이 지났다.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가족의 안부를 묻고 난 네가 잘 지내길 바란다는 그 흔한 말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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