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마다 창문에 별이 걸리고 작은 불빛이 반짝거린다.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도 별빛은 어두운 밤을 밝힌다. 오누이는 성탄절 방학이 시작되었다. 고마운 이에게 카드를 쓰거나 선물을 준비하고 아이는 선물을 받으면서 성탄 분위기가 조금씩 느껴진다. 머지않아 2018년이 끝나겠구나, 예감한다.
우리를 초대한 시각에 밖에서 보이는 응접실에 은은한 불빛이 밝혀졌다. 집안에 들어서니 성탄 분위기가 물씬! 테이블 위로 드리워진 낮은 등 그리고 상 위에도 놓여진 인공 초 찻잔과 접시에 놓인 산타 초콜릿 직접 구웠다는 여려 종류의 과자가 별 쟁반에 수북이 담겼다. 약간 턱이 낮은 응접실은 손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아늑했다. 별도의 부엌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주인장이 왔다 갔다 하기 멀지 않은 거리다. 커피를 원하는 지 차를 원하는 지 물으시고 미리 내려놓으신 차와 커피를 각각 내오셨다. 손님을 접대하는 포스가 남달랐다. 음료수를 마시겠다는 오누이에겐 오렌지 주스를 유리컵에 따라 주셨고.
갤러리처럼 눈에 보이는 벽면에 우아한 그림이 두 점씩 걸려있다. 거실엔 내 키보다 큰 그림이 있었고. 그림이 주는 경외감이 생각보다 크구나. 초를 켜지 않아도 곳곳에 놓인 초가 주는 따스함이 있고. 겨우 두 시간 머물렀을 뿐인데 마음이 편안해졌다. 공간이 사람의 마음을 진짜 움직이네.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분이 직접 오븐에 구워 만드셨다는 과자집까지 선물로 받았다. 우리를 생각하며 하나하나 장식하며 준비하셨을 정성스러운 시간이 고마웠다. 우리 가족이라며 눈사람 네 개까지 나란히 세웠다. 아까워서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집 한 채가 우리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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