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영하는 작은 공동체가 있다. 햇수로 3년 차에 접어드는 이 공동체의 목적은 좋은 책을 함께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2019년 하반기는 책 한 권을 읽고 서평을 썼다. 쓴 것은 그룹톡으로 만나 낭독을 하고. 처음 시작은 40일 글쓰기였고 그 이후 계속 수업의 형태는 내 마음대로 다양하게 변형시켰다. 지루하지 않고 오래 유지된 이유다. 온라인 카페에서 글과 댓글로 만나다가 목소리로 만나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는데 나름 괜찮았다. 인원이 세 명이라 가능한 일이다. 매달 마지막 일요일 독일 시간으로 오전 11시에(한국은 저녁 6시) 만난다.
나에게 이 모임의 의미는 무엇인지 고민해보자. 그래야 앞으로 계속 이어갈 명분이 생기지 않을까. 하반기는 또 다른 형태로 가고 싶다. 시작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만해야지, 라는 마음이 지금까지 왔다. 그 시간을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한 엄마는 아침에 김밥을 잔뜩 말아놓아 가족이 끼니 걱정하지 않도록 준비해둔단다. 물론 마감이 임박하니 글도 써야 할 시간을 확보도 할 겸. 그녀들처럼 나도 기대되는 시간이다. 꿀단지처럼 아껴두고 몰래 혼자 먹고 싶다는 한 엄마의 마음처럼 나도 그렇다. 굳이 누구에게 알릴 필요도 없고 우리끼리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할까. 그동안 쌓아 올린 세월의 높이만큼 친밀해졌다. 추구하는 바가 비슷한 지점에서 만나 공통 관심사를 꾸준히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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