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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꽃단버스

 

꽃과 풍선이 달리고 기사님 젊은 날의 사진도 곳곳에 달아둔 버스를 탄 남편이 전화를 했다. 버스안이 온통 축제분위기라고. 한켠엔 맥주가 몇 박스 있고 맥주를 마시는 승객들이 한껏 들떠 있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그날이 95번 운전기사님의 37년 운행의 마지막 날이란다. 마지막 운행을 하면서 승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도 느껴지고 그간의 노고에 대한 뿌듯함과 아쉬움을 즐겁게 마무리 하는 모습이 멋지다. 37년 운행의 마지막 날을 흥겹게 만든 버스 운전사를 보며 미소가 지어진다.

 

독일에서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서 신기한 점은 승하차를 하면서 티켓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한시간 이상 탔던 기차에선 검사를 했지만 버스나 트램은 하지 않는다. 티켓 검사를 하지 않는다면 표를 사지 않고 타는 사람도 꽤 되지 않을까. 도덕성을 자율에 맡기면 과연 어떻게 될까. 버스를 탈 때마다 궁금했다. 저 많은 사람들이 과연 티켓을 구입했을까. 다만 검표원이 불쑥 버스에 타서 검사를 할 때가 있는데 그때 걸리면 요금(물가 대비 교통비는 비싸다.)의 30배에 달하는 벌칙금을 내야한다. 

 

어느 날, 내가 탄 버스에 드디어! 검표원이 들이 닥쳤다. 칙칙한 제복을 입은 2-3명의 검표원은 신분증을 보여주고 티켓 검사를 했다. 와, 내가 다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혹시라도 누가 걸릴까 봐. 놀랍게도 두대가 연결된 버스에 탄 승객이 모두 티켓을 소유하고 있었다. '과연 티켓을 모두 구입하고 승차했을까.' 라는 나의 의구심은 한방에 날라갔다. 물론 남편은 가끔 걸리는 사람을 봤다고 했다. 티켓 없이 타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며 실행하지 않은 것은 천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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