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아이도 엄마도 여유롭다. 4학년 딸은 11시 반에 수업(돌봄을 원하는 아이는 1시 10분까지 있을 수 있다)이 끝나는데 숙제도 없다. 친구랑 약속잡기 딱 좋은 날. 슈토프 옆 동네 벤타임에 사는 친구 집에 가기로 했다. 학교 끝나고 그 집 엄마가 데려가서 점심은 팬케이크를 먹고 놀다가 저녁 6시에 오기로. 안나와 벤트가 쌍둥이인데 지난번엔 안나가 우리 집에서 놀았고 오늘은 벤트의 초대다. 아이들끼리 약속 잡고 엄마의 허락만 받으면 되니 편하다. 6시간을 놀고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꼭 생일 파티가 아니라도 파자마를 하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했단다. 하긴 친구도 만나면 만날수록 더 친해지고 그만큼 더 좋아지겠지. 실컷 놀고 온 아이의 표정이 밝다. 새로운 학교에서도 마음에 드는 친구를 만나서 다행.
약속을 잡으면서도 우리가 차가 없으니 데려다줄 수 있는지도 물어보랬더니만 가능하다고 했고 카시트(키 150cm까지는 필요)도 없다니 여벌로 하나 더 있다면서 준비해주었다. 쌍둥이에게 네 살 자리 남동생까지 있는데 우리 아이까지 넷을 태우고 시끌벅적하게 왔다. 점심까지 챙겨주고 데려다준 것도 고마워서 뭐라도 선물 해야겠다 싶은데 아들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공룡 장난감(짐정리하면서 이젠 필요없다는)을 떠올렸다. 쇼핑백에 공룡과 엄마를 위한 초콜릿을 넣었더니 근사하다. 역시나 고마워하는 표정. 혹시나 원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좋아하면 주고 아님 말자 싶었는데 차에 타고 있던 꼬맹이가 얼른 뛰어나와 공룡 장난감에서 눈을 못 뗀다. 아이가 좋아하니 당연히 엄마도 좋아하고. 태워다 줘서 너무 고맙다고, 거듭 말했더니 전혀 괜찮단다. 차로 십분 거리라도 고마운 건 고마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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