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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창문만 닦았을 뿐인데, 집이 환하다

2층 아들방 창문

 

유리창을 닦으니 세차한 기분이다. 하늘이 환하게 보이는 게 마음까지 깨끗해진다. 그러고 보니, 이사 왔을 땐 유리가 엄청 깨끗했는데 일 년 만에 탁해졌다. 최소 일 년에 한 번씩은 이렇게 닦는 모양이다. 독일은 월세 외에 Nebenkost라고 관리비 비용이 있다. 월세에 포함이거나 아닌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매달 70유로씩 따로 낸다. 아마도 유리창 닦는 비용은 거기에서 지출될 듯싶다. 깔끔한 복장의 남자 두 명이 장비를 들고 와서 집안의 유리창 안팎을 노련하게 닦는다. 대략 한 시간이나 걸렸다. 애들 방이 있는 2층부터 시작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내고 내려왔길래,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잘 닦을 수가 있냐니까, 웃으면서 매일 하다 보니 빨리 할 수밖에 없단다. 숙련함은 쉽게 얻어질 수 없는 영역이다. 

 

부엌창에서 보이는 테라스

 

그러고 보니 독일 집들은 창이 참 많다. 해가 귀한 만큼 많아야 좋겠다. 한 면이 통창으로 된 집도 자주 본다. 난코스는 2층 올라가는 계단에 비스듬하게 위치한 창문이다. 어떻게 닦을까 봤더니만 긴 장비를 이용해서 한 명이 안을 닦고 다른 한 명이 밖으로 나가 사다리를 타고 긴 호수를 이용해서 물을 뿌리면서 닦는다. 하늘이 정면으로 보여서 좋지만 닦기가 어렵겠구나 했는데 다 방법이 있었다. 전문가는 다르다. 하루에 몇 집이나 닦는지도 물었다. 집의 크기에 띠라 다르지만 대충 7집에서 8집을 방문한단다. T자 모양 밀대로 비누 거품을 내서 먼지를 걷어내고 자욱도 일절 남기지 않고 수건으로 닦는다. 바닥에 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유리창 가생이까지 깔끔하게 닦아내는 모습에 반했다. 세차한 후 비 오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는데 오후에 바로 흩뿌리시는 비, 야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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