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근육 염증으로 3일 병가를 냈다.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거란다. 디스크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근육에 염증이 생긴 거란다. 돌아눕지도 못하고 낑낑거리는 게 엄살은 아니고 처음 경험하는 아픔이다. 의사가 며칠의 병가가 필요하냐고 물어서 순진하게 겨우 3일을 말했단다. 나 같으면 일주일은 불렀을 텐데. 아무튼 화요일까지 쉬고 회사에 갔다. 처방해준 약을 먹고는 신기하게 통증이 사라졌고.
병가 마지막 날은 Else am See에서 조식을 두 시간 동안 먹었다. 먹은 건 겨우 두 접시지만 풍광이 좋은 자리에서 여유로움을 즐긴 시간이다. 조식이란 게 솔직히 먹을 게 있나. 베이컨 소시지도 안 먹으니 더. 빵에 치즈 과일에 스크램블 그리고 커피 두 잔 마시니 더 이상은 못 먹는다. 남편과의 데이트에 의미를 둔다. 7시 45분까지 등교인 딸을 자전거로 남편이 데려다주고 우린 Quendorf See까지 걸어가서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아 산책을 했더니 9시 10분 전이다. 평일 아침이지만 호수가 잘 보이는 자리부터 하나둘씩 차고 아침을 먹는 모습이 여유롭다. 우리도 그들과 섞여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우리 옆 테이블엔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아이를 젊은 엄마 아빠가 번갈아 안아가며 아침을 먹는 모습이 정겹다. 아이가 어릴 땐 밖에서 밥 한 번 먹기도 번거롭고 정신 없었는데 애들 없는 한적한 시간이 이토록 빨리 도래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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