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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 나들이 주말에 가정집에서 열린 수공예 전시회에 다녀왔다. 작은 돌을 알록달록 꾸미기도 했고 생소한 용도의 목공예도 선보였다. 사진으로 다 담진 못했지만 바느질 작품과 보석류도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한국 행사엔 떡과 차가 있다면 독일에선 케잌과 커피다. 맛난 케잌 한 조각과 커피가 각각 2 유로로 저렴했다. 전시회 관람은 무료이고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방방마다 작품을 전시해두었고 꽃과 양초가 셋팅된 테이블도 적당히 있어서 자유롭게 구경하다 쉬면 된다. 정원엔 아이들이 놀 공간도 넉넉하다. 우람한 나무 사이에 매달린 긴 줄의 그네는 큰 아이가 타기에도 스릴이 넘친다. 그네 밀어주는 아빠의 똥칩에 웃기고도 괴로운 표정이다. 드넓은 정원엔 과실수도 많았다. 적당한 햇살과 초록이 가득한 숲에 놀이터가 따로 없다. 개인.. 더보기
의지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로이 F.바우마이스터.존 티어니 지음 의지력(willpower,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일) -목표를 정하기.(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의 조화를 꾀하고 ‘물과 같은 마음’ 갖기)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기(자기 인식의 중요성) -해야 할 일 혹은 하지 말아야 할 리스트 만들기(결정의 피로감 줄이기.) -기본에 충실하기 (건강한 식단, 수면 충분히 취하기, 정리정돈, 포도당 섭취 필수) -자신이 한 일을 신중하게 파악하기.(모니터링의 중요성) -비전과 고단한 일상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격있지만 그 사이의 연결 고리가 삶을 이끄는 힘이 되어준다. 비전의 힘!) "즉 일단 목표를 정하라.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리스트를 만들어라. 실행하라. 그리고 휴식.. 더보기
집밥만큼 중요한 놀이밥! 7년간 사교육 없는 세상에서 살던 아이는 초등 학생이 되면서 친구 따라 태권도 학원에 갔다. 그 전에 슬쩍 “아들은 태권도에 관심 없니?” 물었더니 너무 흔해서 태권도 관심 없다더니 친구가 다니는 태권도 학원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다. ‘너도 나도 다 다니는 태권도, 과연 다녀야 하나?’ 혹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친구 따라 학원엘 가네’ 고민되었다. 운동은 뭐라도 하면 좋을 듯 해서 수영이 가능한 체육관이 지어지기만을 기다렸는데 새벽부터 접수해야 가능하다 길래 일찌 감치 포기했다. 태권도에 매일 간다는 것이 달갑지 않았지만 아이가 원하니 허락을 했다. 몇 달 재미있게 다녔다. 그러다 몇 주 전에 심한 달리기를 하다가 발을 삐끗하면서 쉬었다. 아이는 학원 시간에 맞추지 않으니 놀 시간이 자유롭다는.. 더보기
구멍 난 바지와 그을린 얼굴 열살 아들 바지 무릎이 죄다 구멍이다. 땅바닥에 굴러도 너무 구른 모양이다. 세일해서 오 천원 주고 산 바지가 구멍이 나서 세탁소에서 삼 천원을 주고 무릎을 기웠는데 다시 구멍이 났다. 천이 좋아서 왠만하면 닳기도 어려운 요즘에 녀석은 벌써 몇 벌 째인지 모르겠다. 다른 집 아이들은 대부분 옷이 작아져서 못 입는다는 데 우리 집은 작아지기도 전에 무릎에 구멍이다. 며칠 전엔 절뚝거리면서 들어오길래 깜짝 놀래서 보니 바지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입은 내복까지 기억 자로 찢어졌고 무릎엔 상처가 났다. 아이는 다친 것보다 바지가 찢어져서 엄마에게 혼날 일을 걱정하는 듯 보였다. 다친 데는 없는지 살펴보면서 어쩌다 이리 되었냐고 물으니, 화단에 떨어진 공을 줍다가 나무 등걸에 걸려 찢어졌단다. 아이쿠!. 결국 바지.. 더보기
보온 물병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내게 독일에서 보낸 첫 겨울은 유독 더 추웠다. 난방은 히터로만 가능한 터라 냉골 바닥이 영 낯설다. 하우스 슈어는 당연하고 보온 물병은 밤에 없어선 안될 필수품이다. 긴긴 겨울 밤 양초는 낭만이다. 데운 물을 넣은 물통은 처음엔 뜨거운 듯 해도 견딜만하다. 잠이 들 때까지 기분 좋은 따뜻함을 안는다. 매일 밤, 보풀이 날 정도로 격하게 껴안고 잔 날들이다. 3월 20일 춘분이 지나고 어김없이 이불 속 온도까지 올라간 날 바로 찬밥 신세가 되었지만. 더보기
봄밤 광장의 가로등 불빛과 어둠이 시작된 하늘이 빚어낸 사진이다. 내가 그리던 봄밤이다. 환하게 북적거리던 소리가 잦아들었다. 떠들썩한 광장이 차분해졌다. 봄밤이라니! 절묘한 조화다. 부드럽게 은은하다. 간절히 기다리던 봄이라 봄밤도 귀하다. 더보기
살림에서 해방을 꿈꾸며 내가 어질러 놓은 것도 아니고 나 혼자 밥 먹은 것도 아닌데 집안 정리와 싱크대에 산처럼 쌓인 설거지를 혼자 해야 할 때 억울하다. 그것을 단 일주일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 해야 할 지 기한도 없고 끝도 보이지 않을 때 난 자주 기운이 빠진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집안일에 아침부터 한숨이 푹푹 쉬어지는 날,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칠 것만 같은 날은 모르쇠하고 싶어진다. 남매를 학교와 어린이 집에 보내자 마자 여기 저기 벗어놓고 간 녀석들의 허물들을 모르는 척, 보이지 않는다 주문을 외운다. 지금 치우지 않아도 괜찮다. 되 뇌이며 이렇게 글을 쓴다. 지금 시간 아니면 오늘 안에 내가 마음대로 쓸 시간은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난 이후까지는 없기 때문.. 더보기
엄마, 없던 용기도 불끈! 영화 의 아내 역인 임수정은 매사 불만이 가득하고 투덜거리기 일쑤다. 임수정이 점점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녀가 용기를 내서 운전을 처음 한 날, 백미러도 펴지 않은 채 밤 길을 달려와 속초에 있는 반찬을 전해 주며 남편에게 말한다. “장롱에서 운전면허 꺼낸 것처럼 그 안에 꽁꽁 가둬놨던 것 다 꺼내려구 꿈도 꺼내고 희망도 꺼내고 용기도 꺼내고 그러면 좀 더 괜찮은 아내가 될 것 같지 않아?” 임수정의 대사를 듣다가 내가 처음 운전하던 날이 떠올랐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일들을 해야 하거나 엄마라서 용기를 내야 할 순간들이 꽤 있다. 나에겐 운전도 그 중 하나다. 오래 전 아이 둘을 데리고 버스를 탄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잠이 든 작은 아이를 업고 큰 아이 손을 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