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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오늘 생각

결과물은 흐뭇하게 쌓여가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아들, 딸 도시락을 싼다. 전날 씻어둔 사과와 오이를 자르고 호박빵에 땅콩잼을 바르고 치즈를 넣는다. 쌀쌀해진 아침에 따뜻한 빵을 먹고 싶어서 오븐에 구워 먹을 수 있는 빵(Pizza brötchen)을 냉장고에서 꺼낸다. 그 사이 남편은 커피를 내리고 아들을 깨운다. 오븐 온도가 올라가는 동안 빵을 꺼내 구울 준비를 한다. 빵 한쪽 대충 먹은 아들이 6시 45분엔 집을 나가야 59분 버스를 놓치지 않는다. 아들이 나가면 남편과 둘이 커피 한 잔에 따끈한 빵으로 아침을 먹는다. 먹는 중간에 딸을 깨우고. 이젠 적응이 되어서 깨우면 바로바로 일어나서 군말 없이 준비한다. 남매가 학교 가는 일이 즐거운지 알아서 척척.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조금 돌아서 오는 길로 산책을 하고 집에 도착... 더보기
금요일 밤 팬텀싱어는 힐링 어떤 분야에서 재능을 갖춘 사람이 한껏 즐기는 모습을 보는 건 즐겁다. 재능이 신나게 발현되니 열정이 많아지는 건지. 굉장한 열정으로 재능이 빛을 발하는 건지. 이 둘의 선순환은 분명하다. 게다가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다르다는 걸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고도로 잘 계획된 훈련을 받은 사람, 길병민과 유채훈. 그들의 눈물까지. 인간적인 모습이 끌린다. 존 노는 음악에서 타고난 사람 같다. 이런 게 바로 천직인가. 안방에서 즐기는 고급 콘서트. 쟁쟁한 경쟁 속에서 탈락자가 발생하는 게 잔인하지만. 듣는 귀는 호강한다. 매번 기막힌 비유로 섬세하고 선명하게 표현하는 김이나의 심사평도 기대되고. 새우 얹은 수제 피자에 와인 한 잔이 더해진, 금요일 밤의 팬텀 싱어는.. 더보기
기묘한 풍경 어쩌면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과 이후, 일상은 확연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5주 동안 문을 닫았던 미용실이 다시 문을 열었다. 그 사이 장발이 된 아들은 덥수룩 봐주기 어려울 지경. 그건 나도 마찬가지. 두세 달에 한 번은 잘라줘야 하는 짧은 머리를 한 사람의 고충이다. 미용실이 문을 닫는다고 큰 지장이 있을까 싶은데 이런 불편함이 생긴다. 머리만 원할 때 관리해줘도 가볍고 상쾌하다. 5월부터 독일도 점차적으로 상점 문을 열거라는 소식을 뉴스에서 접하고 4월 말에 제일 먼저 미용실에 전화했다. 역시나 예약이 많이 잡힌 모양이다. 2주 뒤에나 가능했다. 이제라도 자를 수 있어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예약할 때 미리 공지한 내용은 이렇다. 마스크는.. 더보기
짜파게티에서 시작된 그리움 코로나로 사재기가 한창일 때 한인 마트에서 짜파게티를 주문했다. 라면도 안 먹은 지 꽤 되었지만 학교 휴교령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뒤돌아서면 밥해야 하는 삼시 세끼가 무서워서. 많이는 아니고 6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끼니 챙겨 먹다 지치고 지치면 찬스로 쓰려고. 마침 그날이 왔고 아빠는 출근 중인 점심에 남매와 나 셋이서 짜파게티를 4개나 끓이는 호강을 누렸다. 한국에서 배달해 먹던 짜장면을 자동으로 떠올리고 짜장면엔 역시 탕수육이지, 추억 소환이다.(아들은 독일 살면서 가장 그리운 것 중 하나가 배달음식이라면서. 솔직히 한국에 살 적에도 뭘 그렇게 많이 시켜먹은 기억도 없으면서) 엄마는 찍먹인지 부먹인지, 묻는 십 대 아들은 한국 가면 꼭 치킨을 시켜 먹겠다고 다짐한다. 딸은 엄마가 한 달에 한 번 .. 더보기
한국에서 보내온 귀한 마스크 일주일 만에 한국에서 언니가 보낸 마스크가 도착했다. 이렇게 빨리 택배가 온 건 처음이다. 택배 받는 풍경에서 달라진 건 전자 서명을 하던 걸 하지 않고 물건에 내 펜으로 사인하면 그걸 확인했다. 역시나 택배기사도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우리를 걱정하는 언니들 중 넷째 언니의 발 빠른 대처 덕분이다. 한국에서도 마스크 외부 반출이 금지였다가 직계 가족에 한해서 kf 94는 한 달에 최대 8장까지만 보낼 수 있게 된 날이다. 언니가 보내는 날 우체국은 전쟁통이라고 했다. 가족 관계를 증명할 서류도 필요한데 언니가 보낸 건 천 마스크와 필터라 쉽게 통과된 모양이다. 긴급 물품인 만큼 빨리 온 건지도 모르겠고. 그나저나 부활절 휴가 전에 도착해서 천만다행. 독일은 왜 이 시국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지 의아했는데.. 더보기
구운 김과 초코파이 소금을 종지에 드르륵 갈아 넣고 들기름을 마지막 방울까지 탈탈 털어서 붓으로 김에 바른다. 한 오십 장쯤 쓱쓱 싹싹 거친 김에 발라지는 기름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어릴 적 시골에서 할머니가 구워주시던 김. 들기름 냄새가 집안에 진동한다. 프라이팬에 바삭하게 구워내면 손이 멈춰지지 않는다. 얼마나 많이 집어 먹었는지 김만 먹어도 배부른 느낌. 아시아 마트에서 짝퉁 아닌 오리지널 초코파이를 발견한 날, 반가운 마음에 한 박스를 냉큼 샀다. 크기가 작아져서 빅파이인 줄. 맛은 변함이 없다. 구운 김과 초코파이는 추억이다. 더보기
[독일 치약] 아요나(Ajona)보다 엘멕스(Elmex) 치과 의사도 잇몸이 약한 사람에게 초록색 엘멕스를 권해준다. 아요나나 엘멕스 장점은 거품이 거의 나지 않고 세네 번만 헹궈도 치약 맛이 씻겨서 편하다. 맨 오른쪽의 sensitive 엘멕스를 알기 전에는 나도 아요나를 썼는데 확실히 엘멕스가 더 개운한 느낌. 우리 집 막내는 주니어 엘멕스를 쓰고. 아침저녁으로 따로 쓰는 주황색과 파랑으로 구분된 엘멕스도 있는데 별 차이를 못 느껴서 패스. 크기는 아요나는 25ml이 1.25유로 엘멕스는 75ml이 3.75유로(로스만에서 세일 가격) 볼륨 대비 비슷하다. 더보기
크리스토퍼가 고쳐준 자전거 딸의 자전거 뒷바퀴에 구멍이 났다. 작년 겨울의 초입에서 압정이 바퀴에 박히면서 타지 못했다. 다행히 겨울엔 자전거를 많이 안 타니 괜찮은데 봄이 되면 학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해서 고치긴 고쳐야지 했는데 못 고치고 있었다. 자전거 수리소에 가면 가격(30유로 정도)이 비싸기도 하고. 자전거 사이즈가 애매해서 고치는 가격에 좀 더 보태면 중고를 사지 않을까. 이 참에 새로 사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고칠 생각은 못했다. 그 이야기를 클라우디아와 크리스토퍼한테 했더니만 크리스토퍼가 고쳐줄 수 있단다. 속 타이어에 구멍 난 걸 어떻게 고치나 그곳도 손수 가능하다는 것에 놀랐다. 하긴 차 타이어도 알아서 갈고 고치는 모습을 자주 봤기에 자전거 타이어 구멍 메꾸는 일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닐 거다. 지금껏 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