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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그리고영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오랜만에 구수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를 봤다. 영화 보는 내내 주인공 '찬실'이라는 여자의 이름만큼 캐릭터가 참 독특하고 복도 지지리 없다 싶고 안쓰러운데 어쩜 그렇게 마음이 가는지. “삶의 위기는 늘 느닷없이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미리 알 수 있어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진작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는 뒤엉켜버린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 보지만, 가끔은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질 때도 있다. 과연 슬기롭게 헤쳐나갈 길은 없는 걸까? 다시 용기를 내고, 희망을 꿈꾸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인터뷰에서 김초희 감독이 영화 만든 배경을 이야기한 대로다. 주인공의 팩트는 온 마음을 다 주었던 일이 망했다. 나락으로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 때로.. 더보기
[영화, 책] 눈먼 자들의 도시 외부 활동이 차단되니 매일 빵을 구워도 시간이 더디 간다. 지루하다. 이렇게 심각한 전염병의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일이 닥쳐서 난감하다. 내가 지금 느끼는 게 바로 무력감인가 보다. 코로나와 우울감이 합쳐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종어도 생겼다는데. 그럴만하다. 고립으로 느끼는 무력감. 뭘 해도 그다지 즐겁지 않다. 그렇다고 뉴스만 보면서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수와 사망자를 확인하며 공포감에 떨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21세기 코로나 사태와 비슷한 상황의 책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발견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포르투갈 작가고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영화 에서도 섬세한 표정 연기로 반하게 만들었던 '줄리아 무어'가 주인공인 영화도 같이 보니 더 실감난다. 영화 중간까지 원작과 너무나 흡사.. 더보기
조르바를 만나 삶의 열정과 목표가 회복되기를 조르바를 만나 삶의 열정과 비전이 회복되기를 를 읽으며 삶의 열정을 온전히 회복했다고 할 순 없지만 회복하고 싶은 열망은 생겼다. 그처럼 열정적인 캐릭터는 현실에서 아직 만나지 못했다. 독일에 산 지 4년 차. 솔직히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도 없다. 독일에서의 내 비전은 안갯속을 걷는 듯 흐릿하다. 첫 책 쓰기보다는 끌리지 않지만 이루기 어렵다고 생각한 독일어 정복이 떠올랐다. 현재 독일어 위치는 B1. 2021년 B2, 2022년 C1 레벨까지 공부해야겠다는 세부 계획을 세웠다. 까짓, 정복해버리고 말지. 내 나이 마흔셋,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할 텐데. 조르바가 두목이라 부르는 화자 비슷한 인물이 떠오를 정도로 주변에서 만날 수 있고 내가 호감 갖는 캐릭터다. 행동파 조르바에 비.. 더보기
[밑줄] 그리스인 조르바 "행복이라는 것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 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건 그것뿐이었다. 지금 한순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119쪽] "모든 사람에겐 그 키에 알맞은 행복이 있다는 뜻이겠네. 나는 내 키 높이를 열심히 재고 있다네. 자네도 알겠지만 사람의 키 높이란 늘 같은 게 아니라서 말일세." "인간의 영혼이란 기후, 침묵, 고독,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네!"[135쪽] 더보기
[책] 아무튼, 비건 “감정과 공감 능력은 굉장히 소중하지만, 무엇이든 오래가려면 철학, 논리, 정보, 과학으로 잘 뒷받침돼야 하는 법이다.” [e북 27쪽] 스스로를 먼저 설득하고 타인에게 적절하게 설명할 언어를 장착하며 채식을 유지하고 비건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책! 언젠가부터 고기 코너는 거들떠보지 않는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옳다고 확신하지만 가끔은 과연 그런가 의심스러운 순간이 있다. "엄마가 풀떼기만 먹여요" 아들이 이모랑 통화하면서 엄마를 풀떼기만 먹인다고 불만스럽게 고발할 때. 성장기엔 그래도 고기를 먹여야지. 많이 먹는 건 좋지 않지만 조금씩 먹는 거야 어때. 이런 말에 흔들릴 때. 2019년에 나는 고기를 완전히 끊었더니 건강해졌고 오누이에게도 고기를 줄였더니 키가 엄청 컸다고 했더니 믿지 않았다. ".. 더보기
[책] 사무치게 낯선 곳에서 너를 만났다 제목의 뒷부분을 자꾸 '나'를 만났다로 기억됐다. 저자의 타향살이를 엿보려고 고른 책인데 의외의 테마 '우정'을 발견했다. 친구가 어떻게 변하니? 우정도 내가 변하는 대로 계절에 따라 변한다. 잊혀진 계절처럼 기억에 남고 추억을 공유한 친구 여럿이 떠올랐다. 엄마는 딸에게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친구'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영화 의 은희와 영지처럼 뭉근한 관계도 떠오르고. 제자와 스승의 관계지만 어설픈 충고는 하지 않고 따뜻한 차 한 잔 같이 마시며 그윽하게 바라봐주는 사람. 그런 친구 덕분에 덜 외로웠노라고. 사무치게 낯선 곳에서뿐 아니라 어디서든 친구는 필요하다. 사무치게 낯선 곳에서 너를 만났다 [e북 발췌] "친구라는 존재는 내가 누군가의 부수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걸 일깨워주는 존재다. 그들.. 더보기
[책] 안동 가기 전에 읽으면 좋을 이황 선집 도산에 사는 즐거움 안동, 몇 번이나 가고 싶어서 마음에 품었던 곳을 광땡(와우스토리 연구소 동기)들과 함께 2015년 4월에 다녀왔다. 을 읽는 내내 이황선생만큼이나 안동의 엠티가 떠올라 얼마나 달떤는지 모른다. 최소한 퇴계 이황선생에 대해 알고 가자고 하시며 스승님이 추천해주신 책인데 얇지만 결코 얕은 지식은 아니다. 압축된 글 안에 의미를 품고 있는 글들을 읽으며 마음이 어찌나 따끔따끔 거리던지. 자작 시들은 또 어떤가. 여기 저기 꽃이 피고 지고 하는 이때에 마음이 잠시 설렌다. 매화를 유독 좋아하셨던 시인의 매화 사랑은 시에서도 드러난다. 달밤의 매화 뜨락을 거닐 제 달이 사람 쫓아오니 매화 언저리를 몇번이나 맴돌았나.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날 줄 모르니 향기는 옷에 가득 그림자는 봄에 가득.. 더보기
[책] 아무튼, 피트니스 [힘! 힘은 우리의 것! 중에서 발췌] 피트니스 코치 '나이스'가 몸매 좋은 여배우를 롤 모델로 삼아 보라는 의미로 좋아하는 배우를 물었을 때 저자는 자신이 운동하는 목표를 정확히 알고 말한다. 나도 그렇다. 몸짱은 고사하고 잠자기 전에 오누이에게 짜증 내지 않고 평화롭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정도의 체력이면 충분하겠다. "몸짱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오후 돼도 처지지 않고, 아침부터 천근만근이지 않고, 좋아하는 술 계속 마실 수 있고, 친구가 푸념하고 고민을 털어놓을 때 귀찮아하지 않고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체력을 원하는 거라고요." "나에게도 원칙이 있다. 나의 원칙은 단 하나, '나에게 맞는 식으로 꾸준히'다." 몸짱 여배우보다는 존경하는 인물, 넬슨 만델라가 자신의 운동에 대한 철학을 밝힌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