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그리고영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요즘 딸과 함께 읽는 책은 유은실 작가의 이다. 을 읽다가 자동으로 떠오른 책이다. 삐삐롱 스타킹을 읽을 땐 마침 학교에서 선생님도 같은 책을 읽어주셔서 무진장 반가웠단다. 도시락 먹는 시간에 선생님이 책을 조금씩 읽어주시는 데 같은 책을 동시에 읽었던 거다. 11월엔 학교 행사가 많은 달이다. 크리스마스 과자도 굽고 학교 크리스마스 장식도 한다. 이맘때는 단체로 연극 관람도 하는데 올해는 삐삐롱 스타킹(Pippi Langstrumpf)이다. 유은실 작가가 쓴 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좋아하는 비읍이가 주인공이다. 아마도 작가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비읍이는 린드그렌을 너무나 좋아해서 작가가 쓴 책을 모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책의 차례도 린드그렌 책의 제목이다. 비읍이는 언젠가 스웨덴에 가서 린드그.. 더보기 <아주 긴 변병> 나시카와 미와 나시카와 미와 한 인간이 철 들기 위해 소중한 이를 잃는 설정은 작위적이지만 그건 절대 아닐거라고 손사래를 칠 수도 없을 마치 어리석은 면도 분명 갖는다. 삼 백 페이지가 넘는 긴 글이 필요할 만큼 주인공 사치오가 삶의 중요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은 담담하고 더디지만 그 여정이 쉽게 변하지 않는 내 모습을 간접 경험 하는 듯하다. 사치오의 못남을 마음껏 욕할 수 없는 이유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 각자 화자가 되어 자기 견해를 밝힌다. 저 사람은 누구지? 아내의 죽음을 어떻게 극복할까. 궁금해할 때쯤이면 알아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러나 엄마는 비프 스트로가노프를 만들지 못하고 죽었다” 사치오 아내인 나쓰코와 여행 중 함께 죽은 친구에겐 아이가 있다. 사치오는 우연히 그녀의 자식들을 돌보며 그 .. 더보기 딸에 대하여 제목은 ‘딸에 대하여’지만 실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여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네 명이 화자인 엄마를 통해 그려진다. 젊은 작가의 글이 참 섬세하다. 심리 묘사는 탁월하고. 이성애자이고 평범한 엄마의 삶을 사는 나는 화자인 엄마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다. 내 딸이 그린이라면 화자인 엄마만큼 이성적이지 못할지도.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며? 다른 게 나쁜 건 아니라며? 그거 다 엄마가 한 말 아냐? 그런 말이 왜 나한테는 항상 예외인 건데? 넌 내 딸이잖아. 넌 내 자식이잖니.”(179쪽) 남에겐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면서 자식이니까, 용납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서글픔이 글 곳곳에 묻어난다. 하나뿐인 딸이 맘같지 않을뿐더러 배울 만큼 배우고 가르칠 만큼.. 더보기 이상한 정상 가족 독일에서 딸아이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같은 동네에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했는데도 종종 만나 논다. 어느 날 아빠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이렇게 말했단다. “엄마, 아빠는 이제는 사랑하지 않아서 같이 살지 않아” 이 얼마나 단순한가. 사랑하지도 않는데 급기야는 원수처럼 여기면서도 자식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는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그렇다고 이들이 사랑의 서약을 가볍게 여기는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손을 꼭 잡고 다니며 애틋한 노부부를 이곳에서 자주 접하기도 하니까. 며칠 전 그 친구의 엄마가 활짝 웃으며 약지 손가락에 반짝이는 반지를 자랑한다.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면서. 그 새로운 친구는 남자겠지만 굳이 친구라고 칭한다.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라 엄청 축하한다면서 나도 덩달아 활짝 웃었다. 그러고 .. 더보기 김애란 <입동> 이미지 출처[땡스북스 손정승] 겨울의 초입, 이 머지않았다. 11월의 초입에선 올해는 김장을 몇 포기 할지 가늠하고 배추를 사서 직접 절일 것인지 절인 배추를 살지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예년보다 고춧가루가 비싸다며 투덜대며 김장에 필요한 재료를 하나씩 준비하며 겨울 맞을 준비를 할 테지. 두꺼운 겨울 이불도 꺼내두고. 여름의 한복판에서 읽은 김애란의 에 수록된 첫 단편 이 이렇듯 아픈 소설인 줄 몰랐다. 아프지만 그리 낯설지도 않다. 어렵게 장만한 집에서 아내가 정성을 쏟은 공간은 단연코 부엌이다. 올리브색 벽지에 복분자 액이 낭자하게 터진다. 하필이면 그토록 시뻘건 복분자 액이라니! 아내는 심혈을 기울여 올리브색 포인트 벽지를 고르고 그 벽 아래에 사인용 식탁을 놓고 그 위에는 각종 차와 원두와 커피 .. 더보기 나의 두 사람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나의 두 사람이 떠올랐다. 실은 조손 가정에서 자란 한때를 떠올리기 싫어서 미루고 미뤘는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으며 자동으로 7년간 내 풍경이 되어 주었던 시골 생활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아빠의 서울 집 주소보다 더 선명하게 새겨진 ‘죽청리 227번지’ 학교 갔다 오면 가방은 마룻바닥에 휙 던져놓고 온종일 놀던 동네. 해가 지고 뜨는 것에 의지해 살던 산골짜기의 불빛은 오로지 집마다 켜둔 둥근 다마가 전부. 친구네서 놀다가 밥 먹어라, 부르는 할머니 소리에 집으로 가는 길 위의 빈집이 무서워 매번 부리나케 달렸던 것까지. 열두 명의 자식을 키우고 맞게 된 장남의 막내딸이 반가울 리 없는 나이 든 모습. 마을 입구 효자 비석에 아들 손자 이름이 줄줄이 새겨 자랑이 된 할아버지에 비교.. 더보기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이 책은 라는 질문에 쉽고 간결하게 답한다. 굳이 '에세이'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글을 잘 쓰고 싶은 이라면 이미 아는 내용을 복습하기에도 좋다. 아니면 내가 잘 하고 있나? 돌아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디에라도 글을 쓰는 사람이면 대부분 쓰는 습관을 체화해서 언제 어디서라도 글을 쓸 수 있게 ‘시동을 켜두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거다. 글감을 수시로 모으고 어떤 주제로 어떻게 글을 요리할지 자면서도 머리 속은 쉽게 잠들지 않는 경험이 있을 테고. 글쓰기의 절대적 진리인 '많이 읽고 많이 쓰기'에 더해 일기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를 염두해 둔 글을 쓰기 위해 도움이 될 팁이 많다.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은 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엄연한 독자의 존재 여부로 갈린다. 에세이는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을 구구절절.. 더보기 [방학 34일차] 맘마미아 가족 단합 대회로 맘마미아 영화를 관람했다. 독일에서 영화관은 나는 처음이다. 거의 모든 영화가 독일어로 더빙되니 독일어를 못하면 영화관에 가기도 어렵다. 맘마미아는 반이 노래인 뮤지컬이라 도전했다. 역시나 독일어로 더빙된 영화는 여러면에서 몰입도가 떨어진다. 그나마 노래는 원어로 두고 독일어 자막을 깔아주니 좀 나았다. 1편과는 또 다른 느낌이지만 맘마미아의 추억을 떠올리기엔 충분하다. 여름밤에 유독 더 신나게 느껴지는 아바의 곡들을 맛 볼 수 있다. My love, My life는 감동이고 Dancing Queen은 전율이다. 내년 여름엔 꼭 그리스에 가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BKSQgdV6ndE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