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그리고영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화)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가 만들었고 출연했다. 이런저런 호기심은 뒤로하고 여배우의 민낯이 궁금했다. 무대 뒤의 여배우는 어떤 일상을 살까. 상상했던 것보다는 더 누추하고 궁상스럽다. 영화 속에서 문소리는 시종일관 민낯이다. 유치원 안 가겠다며 징징거리는 딸을 어르고, 배우 딸 덕 좀 보려고 신세 한탄하는 연기하는 엄마 비위도 맞추느라 치과에 가서 원장과 사진도 찍는다. 은행에서 대출도 하고 팬이라는 사람을 위해 몇 장의 사인도 영혼 없이 한다.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은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는데 햇빛이 문소리 얼굴을 따라가며 귀찮게 비춘다. 선글라스를 찾는데 이놈의 선글라스가 없다. 가방을 다 뒤집어엎다가 신경질이 뻗친다. 차 세워! 짜증을 팽 내고 차 문을 확 열어젖히고 내려서 미친 듯이 달린다. 어쩜 그렇게 .. 더보기 아주 작은 차이,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독일 여성 15명 인터뷰한 내용인데 아주 리얼하다. 아무한테나 털어놓기 어려운 은밀한 속내를 용기내어 말했고 그것을 세상에 드러냈다는 점이 놀랍다. 최대한 보편적인 여성의 이야기를 폭넓게 듣기 위해 많은 사례들 중 골랐고 전문직 여성, 주부, 미혼, 동성애자, 매춘부까지 다양한 상황에 처한 여성의 이야기를 실었다. 고 은유 작가가 글쓰기 최전선에서 소개한 이 구절에 반해 고른 책이다. 역시나 그 때에 비해 많은 시간이 흘렀고 많은 것이 변한 것 아닐까 싶다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한 구석이 많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언젠가 나도 느꼈거나 혹은 갖는 감정이라 낯선 여성의 독백이 낯설지 않다. 예를 들면 이런 말들이다. "여자라는 사실이 싫었던 건 결코 아니었어요. 여자 몫으로 주어지는 일들이 싫었을 따름.. 더보기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 버지니아 울프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버지니아 울프는 1928년 10월, 여성에게 용기를 주고 의식을 고양하기 위한 강연을 시작한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 그녀는 영국의 옥스브리지 교정을 거닐거나 강둑에 앉아 사색의 낚싯대를 드리운다. 역사 속에서 거의 언급되지 못한 여성의 위상을 이야기하고 셰익스피어의 누이와 여성 작가 메이 카마이클을 창조한다. “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12쪽)는 의견을 제시하고 자신이 “어떻게 방과 돈에 대한 이러한 견해를 가지게 되었는지 최선을 다해” 보여준다.(12쪽) 픽션과 현실 사이를 절묘하게 왔다 갔다 하며 강연 주제를 이어간다. 여성은 왜 남성보다 가난한가? 가난은 픽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여성에게든 남성에게든 물질적인 풍요와 빈곤 미치.. 더보기 (영화)The hours. 이번 주 내내 내가 사는 동네엔 태풍이 몰아친다. 무서운 비바람이 치다가 가늘어진 빗방울은 창문을 두드린다. 두 녀석과 함께 꼼짝없이 집에 갇혔다. 내 마음에도 태풍이다. 버지니아가 런던으로 가는 플랫폼에서 남편에게 울분을 토한 것처럼 나도 그날 밤 남편에게 울분을 토했다. 이 영화 덕분인가. 삼년만 아이 곁에 있어줄려고 했는데 어느새 십년이라니! 내 존재의 가벼움 때문에 미치겠다. 태풍은 지나가고 또 다시 태양은 떴다. 버지니아가 서서히 물 속에 몸을 맡기는 첫 장면은 울프의 자살을 예감한다. 절대 권력, 소설을 쓰는 작가의 손에서 작품 속 주인공은 죽거나 산다. “댈러 웨이 부인은 자신을 위해 꽃을 산다.” 라고 울프가 쓴 첫 문장 대로 댈러웨이 부인으로 불리는 메릴 스트립과 로라(리차드 엄마)가 화.. 더보기 방학엔 더 절실한, 은밀한 시간 "나는 누구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시간을, 다시 말해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남이 모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식구들에게도 그런 시간을 가지라고 권한다. 애들은 그 시간에 학교 성적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소설이나 만화를 보기도 할 것이며, 내가 알고는 제지하지 않을 수 없는 난잡한 비디오에 빠져 있기도 할 것이다. 어차피 보게 될 것이라면 마음 편하게 보는 편이 낫다고 본다. 아내는 그런 시간에 노래방에 갈 수도 있고, 옛날 남자친구를 만나 내 흉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늘 되풀이되는 생활에 활력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다. 여름날 왕성한 힘을 자랑하는 호박순도 계속 지켜만 보고 있으면 어느 틈에 자랄 것이며, 폭죽처럼 타오르는 꽃이라 한들 감시하는 .. 더보기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현재 그들의 남다른 시선을 빚어낸 유년시절, 그림책을 짓는 작가로서의 철학, 아이들과 소통하는 어른으로서의 마음가짐… 창의성의 실마리를 던지는 진솔하고도 경쾌한 이야기 틈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유효한 그림책의 힘을 전하는 인터뷰 집" 예술가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참 예쁜 책이다. 제목에 ‘유럽’이 붙어서 멋지다. 책은 또 얼마나 고급스러운지. 그림책, 작가, 창의력, 상상력, 유럽, 아틀리에 등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이 다 모였다. 작년부터 보고 싶어서 조바심내던 책이다. 책 소개와 목차를 몇 번이나 읽어보며 아쉬워했다. 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 사 왔다. 손에 들고 후루룩 넘겨 보기만 해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작가의 아우라가 물씬 풍기는 그녀(그)를 직접 보고 피겨와 그림 도구들이 가득한 작업 공간을.. 더보기 그릿(GRIT) 그릿(아이큐,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젤라 더크워스 지음 ‘난 이제 그릿(GRIT)을 발휘해야겠어’ '그릿이 필요한 시점이야.'라며 나는 어느새 '끈기'라는 말 대신 '그릿'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릿이라는 단어가 어감도 매끄럽고 세련된 단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릿(GRIT)은 성장(Growth),회복력(Resilience),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끈기(Tenacity:지속하는 힘)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로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다. 단 한권의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에 오르고 저명한 저술지에 발표되기도 했다니 놀랍다. '넌 천재구나' 대신 ‘넌 천재가 아니잖니?’라고 용감하게 말해준 아버지 덕분에 저자는 .. 더보기 기적의 밥상 내 몸 내가 고치는 기적의 밥상, 조엘 펄먼 지음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먹는 콩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자각으로 아무 첨가물 없이 콩을 삶아서 먹었다. 장을 볼 땐 로메인 상추와 양상추 그리고 양배추를 빼놓지 않고 샀고 매끼니 생으로 우적우적 뜯어 먹었다. 풀만 먹는 초식 동물, 말의 몸매가 얼마나 매끈하고 섹시한 줄 아냐며 초록잎이 무성한 식탁을 차려서 이렇게 먹어야 암을 예방한다고 했더니만 아들은 기적의 밥상 책을 없애야겠다고 협박했다. 미역국을 끊일 땐 국간장의 양을 대폭 줄였더니 식구들의 원성을 샀고, 고기 좋아하는 아들은 고기를 달라고 노래를 부른다. 남매의 도시락에 싸던 빵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건강한 통밀빵을 넣었다. 건강할 땐 건강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 내 건강은 물론 가족의 식습..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