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썸네일형 리스트형 [방학 8일차] 도서관에서 여유 한 잔 아침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반납할 책과 DVD를 배낭 가득 짊어지고서. 도서관에 도착한 남매는 위층으로 부리나케 올라간다. 이때다 싶어서 라운지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숨을 고른다. 오십 센트 동전 두 개면 충분하다. 어젯밤부터 읽기 시작한 카피라이터 이유미가 쓴 를 꺼낸다. 읽고 싶은 소설 여러 편을 발견했다. 파비오 볼로의 이사이 료의 구스 미스미 니시카와 미와 을 메모했다.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쓰기'의 달인인 카피라이터는 어디서 어떻게 카피에 쓸 문장을 수집하는지 엿볼 수 있다. 한 권이 너무 짧게 느껴질 만큼 가독성이 높다. 그만큼 쉽고 공감하기 쉬운 문장을 소설 적재적소에서 발굴했고 카피와 연결하는 재주가 출중했다. 남매가 나를 찾기 전에 읽어버렸다. 독일 도서관에서.. 더보기 [방학 6일차] 베저(Weser)로 피크닉! 피트가가 돌아왔다. 허리 재활 치료를 위해 떠났던 친구가 3주 만에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내게 연락을 해주어 어찌나 고맙던지! 매주 만나던 친구가 없으니 엄청 허전했다. 그사이에 내게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긴 여름 방학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을 아는 친구는 베저로 피크닉을 가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계속 한 번 얘들 데리고 베저에 가자고만 하다가 이제야 겨우 다녀왔다. 집에서 차로 20분이면 바다를 볼 수 있다니! 놀랍다. 날씨는 화창한데 바닷가에 바람은 불어서 적당히 시원했다. 모래는 엄청 깨끗하고 부드러웠다. 유치원에 들러서 모래 놀이에 필요한 양동이와 삽도 챙겨서 도시락도 싸 가서 한나절 놀고 오니 하루가 저문다. 더보기 공은 둥글다 독일과 한국 축구가 있는 전날 독일 친구한테서 왓츠앱이 왔어요. 자기 집에서 축구를 같이 보자고요. 마지막엔 이렇게 말해주어서 고마웠죠. "Wir sind auch für Südkorea" 우리도 한국편이야. 라고요. 이렇게 말할 땐 그 친구도 한국이 독일을 이길 줄은 몰랐겠죠. 2 : 0 으로 기적처럼 이겨서 네 덕분에 이긴 건 같다고 립서비스는 해주고 울루랄라 집에 왔어요. 마트에서 저렇게 축구공이 찍힌 소시지를 발견했어요. 스웨덴과 극장 골로 극적으로 독일이 이긴 날 밤에 온 동네가 떠들썩했는데 어젯밤엔 쥐죽은 듯 조용했어요. 글쎼, 산책을 가는데 어떤 독일 아줌마가 운전하고 나가는 차 안에서 저를 보더니만 대뜸 한국인이지? 물으면서 2002년 월드컵도 봤다. 한국 진짜 잘한다. 독일 영 아니라고 .. 더보기 신기한 커플 새 우리 집 창문은 두 가지 버전으로 열 수 있다. 위로만 조금 열 수도 있고 문을 안으로 들여서 아예 활짝 열 수 있다. 남매가 연이어 샤워한 저녁에 환기를 시키려고 화장실 창문을 활짝 열었다가 깜짝 놀라 멈칫했다. 창가에 갈색과 까만색 새가 떡하니 앉아 있는데 새는 안 놀래고 나만 놀랐다. 안으로 날아들까 겁나서 문을 다시 닫으려고 보니 까만색 새의 꼬리가 문에 닿아있다. 창문을 꽉 조여서 닫으면 털이 끼일 것 같아서 꼭 잠그지는 못하고 슬그머니 밀어두고 혹시라도 바람에 열릴까 봐 덩치 큰 보디로션으로 막아두었다. 밖으로 나가 확인을 해보니 날아갈 생각을 않는다. 창문에 둔탁하게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 역시나 그 두 마리의 새다. 창가 여기저기로 날아와 천연덕스럽게 앉아있다. 아래 사진은 거실 쪽 .. 더보기 꽃밭처럼 예쁜 무덤 아침 7시 반쯤 출근하는 JH(남편) 은 성당을 지나는 데 무덤을 잠시 둘러보면 경건한 마음이 든단다. 그 시간에 촛불이 켜진 곳도 있어서 이른 시간에 누가 와서 불을 켜놓은 걸까. 궁금해했다. 나도 동네 교회 주변에 있는 묘지를 보고는 싱싱한 꽃이 놓여있고 깨끗하게 관리된 것을 보고 놀랐었는데. 꽃밭처럼 예쁘게 꾸며진 묘지는 전혀 무섭지 않다. 죽음과 삶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도 같고. JH는 내게 전화해서 말한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행복하게 잘 지내자고. 주중엔 뮌스터에서 혼자서 끼니 챙겨 먹는 남편이 안쓰러워서 주말엔 더 열심히 밥을 했다. 래디쉬로 열무김치도 담그고 양파 장아찌도 만들고 소고기(굴라쉬) 넣고 푹 끊인 미역국뿐 아니라 기침하는 남편을 위해 .. 더보기 여름이 오는 소리 겨우내 넣어두었던 테이블을 4월부턴 하나둘씩 정원에 꺼낸다. 열어둔 창문 사이로 옆집에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서 내다보니 테이블에서 온가족이 정겹게 차를 마신다. 앞집은 체리꽃이 딱 일주일간 폈다가 사라지는 전에 지인을 한 번은 꼭 초대해서 꽃비를 함께 맞는다. 우리도 4월 셋째 주 토요일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잔디를 깎고 그릴을 구웠다. 꽃잎이 휘날리고 봄볕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먹는 그릴은 끝내줬다. 날 좋은 날, 그릴 굽는 냄새가 이집 저집에서 날 테고 윙윙 잔디 깎는 소리는 이미 여름이 성큼 오고 있다는 신호다. 더보기 꽃다발 내가 해냈다. 우리가 해냈어. 내가 해냈다고! 내가 요즘 자주 쓰는 자긍심의 말이다. 위 꽃다발은 내가 작은 일을 해낸 날, '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산 선물이다. 거금 5유로를 들여 산 꽃이다. 초록 국화는 한 가지당 1유로고 부드럽게 닫힌 꽃은 1.5유로인데 가지가 매끈하고 싱싱했다. 색의 조합도 끝내준다. 딱 마음에 드는 고급스러운 꽃다발이다. 바야흐로 꽃이 무성한 계절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꽃을 사는 일은 사치스럽다고 여겼다. 나를 위해선 사기 어렵지만 다른 이에게 선물만 하다 보니 내게도 한 번쯤은 선물해주고 싶었다. 생각보다 기분이 좋다. 왜 그렇게 꽃에 열광하는지 알겠다. 잠시나마 꽃이 주는 위안과 행복감이 있으니. 요즘은 남편 없이 거의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중이다. 남편이 주중엔 뮌.. 더보기 독일 작가 그림책 딸아이 친구, 엘비스집에 갔다가 독일어 버전의 구름빵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빌려달라고 해서 가져왔다. 엄마는 한국 작가의 그림책을 샀다면서 자랑했다. 어떻게 사게 되었는지 물으니까 아마존에서 후기가 괜찮아서 사게 되었단다. 독일인에게 친숙한 고양이 캐릭터도 그렇고 구름으로 빵을 만드는 이야기도 빵이 주식인 독일 정서에 꽤 맞을 것 같다. 단 글밥이 많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에 독일 작가가 쓴 그림책이 꽤 있었다. '그림 형제'로 친숙한 형 야콥과 동생 빌헬름이 쓴 , , 외에도 바바라 바르토스의 도 익숙한 독일 이야기다. 도 볼프 에를브루흐가 쓴 책이고. 독일 작가인 줄도 모르고 구입한 애정한 아래의 책들. 늘 똑같잖아요!(Weil-das wird immer so sein!), 유타 트라이..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8 다음